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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코로나가 전쟁이라면 - 중국 제조업체의 수혜 가능성 (NH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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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확장 국면마다 주도 국가와 산업이 바뀜

 

2차 세계대전 이후 글로벌 경제성장을 주도한 국가와 산업은 변화해 왔다. 

 

 

1950년대~1960년대에는 미국의 주간고속도로 확충과 교외지역 주택투자가 활발했다. 

 

 

이후 1990년대 미국 IT 투자, 2000년대 중국의 도시화/인프라 투자를 거쳐 지금은 미국의 소프트웨어 산업이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를 지역별, 산업별로 네 국면으로 구분할 수 있다. 

 

 

경기침체 전과 후에 같은 국면이 이어진 적은 없다(표1 참조).

 


시장 가격은 각 국면의 특징을 반영한다.

 

 

생산성 혁신으로 물가 상승률이 떨어진 1990년대에는 금리가 하락 추세를 보였고 중국의 원자재 수요가 급증한 2000년대에는 인플레이션으로 금리가 상승 추세를 보였다. 

 

 

지난 10년 동안 저성장 기간에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대략 1.3%~3.0% 박스권에 갇혔는데, 올해 3월에 하단을 이탈했고 이는 경기침체 국면과 일치한다(그림1 참조).

 

 

 

2차 세계대전 기간에 시행된 Yield Curve Targeting 재가동


지난 10년 동안 경기확장 국면의 특징을 꼽는다면 <사라진 필립스 곡선>이 있다.

 

 

필립스 곡선은 인플레이션과 실업률 간의 관계를 나타내는 그림인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울기가 절반 이하로 낮아졌다. 

 

 

실업률이 낮아져도 인플레이션이 오지 않은 현상을 보여준다(그림2,3 참조).

 

 

향후 필립스 곡선이 회복되려면(인플레이션을 확인하려면) 지금의 정책개입이 실물 경기 회복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조건이 필요하다. 

 

 

미국은 이미 2조 달러 규모의 재정확대를 발표했고, 지금이 전시상황이라는 인식을 감안하면 2차 세계대전 중에 기록한 GDP 대비 -30%의 재정적자도 가능해 보인다. 

 

 

이 경우 추가로 3조 달러 재정지출 확대가 가능하다.

 

 

여기에 선진국 평균수준을 감안할 때, 연준의 보유자산 규모는 현재 5조 달러에서 향후 10조 달러까지 늘어날 수 있다(그림4 참조). 

 

 

2차 세계대전 중에 사용한 Yield Curve Targeting(연준은 시장금리 고정, 정부는 재정지출 확대, 연준은 보유자산 늘려서 이를 지원)도 가능해 보인다(그림5 참조).

 

 

 

지금 늘린 부채와 유동성의 처리 문제

 

사실상 전시상황에 직면하면서 미국은 재정지출과 양적완화 규모를 늘리고 있다.

 


여기서 제기되는 문제는 이렇게 늘어난 부채와 유동성을 앞으로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있다. 

 

 

한번 늘어난 부채가 나중에는 원리금 상환부담으로 돌아와 경제성장을 제약하면서 장기불황에 직면하는 경우가 있고, 반대로 저성장을 탈피하고 중산층을 두텁게 하는 경우도 있다. 

 

 

전자가 1차 세계대전 이후나 1990년대 일본에 해당되고 후자가 2차 세계대전 이후 글로벌 경제가 해당된다.

 


1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승전국은 종전 직후부터 재정긴축에 들어가고 패전국은 전쟁배상금 압박에 직면했다.

 

 

승전국과 패전국에게 긴축의 배경은 다르지만, 결과적으로 전쟁이 끝남과 동시에 급격한 재정긴축 국면으로 들어갔다. 

 

 

이후, GDP가 정체되면서 영국의 GDP 대비 부채비율은 10년 동안 140%에서 170%로 늘었다.

 


반면,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국방비 지출이 줄었지만 이를 제외한 정부지출은 늘었다. 

 

 

이는 주간고속도로 건설을 비롯한 인프라 투자에 쓰였다(그림6,7 참조). 

 

 

정부지출이 늘어나면 이론적으로 시장금리가 올라갈 수 있지만, 연준은 Yield Curve Targeting을 통해 시장금리를 일정 수준에서 안정시켰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1951년까지 연준은 이런 정책을 사용했다.

 

 

이후, GDP가 늘면서 미국의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오히려 감소했다.

 

 

이를 현재 상황에 대입하면, 전쟁(코로나19 바이러스) 중에 국방비(사람들에 대한 소득 지원)를 늘리다가 전쟁이 끝난 후에는 국방비를 제외한 재정지출(인프라 투자)를 늘리면서 경기부양 기조를 이어가면, 의외로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줄어들 수 있다.

 

 

 

전쟁(코로나 바이러스)이 끝난 후에도, 인프라 투자 늘리면 회복 가능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투입되는 현금지급과 실업수당 지원은 질병 확산이 멈출 때까지 버티기 위한 목적이다. 

 

 

국방비와 유사하다.

 

 

전쟁(코로나 바이러스)이 종료되면, 그 효과가 줄어든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재정지출 효과가 이어지기 위한 대책이 필요한데 2차 세계대전 이후에 시행된 인프라 투자가 여기에 해당된다.

 


실제로 연준이 Yield Curve Targeting을 종료한 1951년 이후에 미국의 재정수입은 늘었다(그림8 참조). 

 

 

정부와 중앙은행이 지출을 줄이거나, 유동성 공급을 축소하기 시작한 시점에 가계와 기업의 경기가 회복됐다면 중앙은행의 유동성 회수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부채 측면에서 보면 해당 기간에 미국의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줄어든 반면, 가계와 기업의 부채는 늘어났다(그림9 참조). 

 

 

한쪽이 디레버리징을 해도 다른 쪽의 레버리지로 보완되는 시나리오(Beautiful Deleveraging)인데, 앞으로 재정정책이 현금지급에 이어 인프라 투자까지 연결된다면 재현될 수 있다.

 

 

 

미국은 산업부문의 구조조정 가능성 높음


한편, 글로벌 경제의 공급과잉 문제가 있기 때문에 전반적인 산업구조조정 가능성도 제기되는데 광범위한 진행은 어렵다. 

 

 

경제위기 이후 산업구조조정에 나선 사례는 1997년 한국을 꼽을 수 있다. 

 

 

그런데, 이처럼 국가경제 전체가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경우는 대부분 외부 압력에서 시작된다.

 

 

외채가 많은 나라는 국제통화기금을 비롯한 외부의 지원을 받는데 이때 외부주체가 구조조정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반면, 기축통화를 사용하는 미국이나 GDP 대비 외채비율이 낮은 중국은 외부 압력으로 거시경제 전반에 걸친 구조조정을 시행하기 어렵다(그림10,11 참조). 

 

 

따라서 미국이 거시경제 전반에 걸친 구조조정을 단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지금 저유가로 문제가 되는 셰일산업의 경우 GDP 대비 석유채굴 Capex 비중이 0.6% 정도기 때문에, 규모의 측면에서 거시경제 전체를 구조조정한다는 명분이 서기는 어렵다(그림12 참조). 

 

 

경제전체가 아니라, 셰일산업의 구조조정이 예상된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전후로 나타날 변화

 

향후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공급을 줄여서 현재 상황을 타개하기 보다는 수요를 진작시키는 정책이 예상된다. 

 

 

거시경제 전체로는 수요 확대, 개별적인 산업에서는 공급 축소가 유력하다.

 


2차 세계대전 중에 미국 정부는 최고소득세율을 94%(1944년)까지 올렸고, 전쟁이 끝난 후에는 인프라 투자를 늘렸다. 

 

 

결과적으로 2차 세계대전 이전에 심화된 소득 불균형이 이후 완화됐다. 

 

 

또한 Yield Curve Targeting이란 정책 실험까지 나오면서 정부와 중앙은행이 협동해서 경기를 끌어올렸다. 

 

 

2차 세계대전 이후에 경기침체를 겪고 나면, 그 전에 성장을 주도했던 산업은 다른 산업으로 교체됐다. 

 

 

전쟁이나 경기침체 이후의 세상은 이전과 달랐고,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에는 FAANG으로 대변되는 미국의 소프트웨어 투자가 성장을 주도했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억제되고 경기침체가 끝나면 그 후에는 다른 유형의 산업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적인 합의만 보장된다면 MMT(현대화폐이론: 화폐의 신뢰성만 보장되면 정부 지출의 한계는 없음)를 기반으로 미국의 인프라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다음 경기확장 국면에서 미국을 따라잡기 위한 신형인프라투자(인공지능, 디지털화폐)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표2, 그림13 참조).

 

 

전쟁이 나면, 군수물자 제공업체가 이익


미국 인프라투자나 중국 신형인프라투자 효과가 가시화되는 시점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 이후일 것이다. 

 

 

지금 확인할 것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응한 재정지출로 누가 수혜를 보는지에 있는데 중국 제조업일 가능성이 크다.

 


전쟁 중에 발생하는 수혜는 군수물자를 공급하는 제조업체가 가져간다. 

 

 

2차 세계대전 중에 유럽은 파괴됐다. 

 

 

반면 미국은 인명손실이 있었지만 전쟁특수를 누렸다. 

 

 

영국, 독일의 GDP와 미국 GDP의 차이를 더욱 크게 벌린 것도 2차 세계대전이었다(그림14 참조).

 


코로나19 바이러스라는 전쟁이 발발한 곳은 중국이지만, 확전지는 미국과 유럽이다. 

 

 

미국은 재정지출 확대로 수습하고 있으며 중국은 확진자가 억제되면서 3월부터 제조업 생산이 회복되는 것으로 알려졌다(표3, 그림15 참조). 

 

 

예전만큼 회복은 안되고 있지만 선진국보다는 상황이 나은 것으로 파악된다. 

 

 

2차 세계대전 당시 군수물자 조달 업체가 지금의 중국이 될 수 있다.

 

 

 

 

미국의 재정지출 확대 수혜를 일단 중국이 가져갈 가능성

 

미국이 내놓은 2.2조 달러 규모의 재정지출 가운데 직접적인 현금지급이나 실업수당 지원금은 5,500억 달러다. 

 

 

미국 가계의 재화(Good) 소비지출 대비 소비재수입(자동차, 음식료 포함) 비중은 26.4%다. 

 

 

단순 계산하면, 이번 현금지급으로 늘어날 수 있는 미국의 수입금액은 최대 1,450억 달러다. 

 

 

물론, 실직에 따른 수입 감소가 더 클 것이고 여기서는 단순히 재정투입에 따른 긍정적 효과만 계산했다.

 


미국 가계는 정부로부터 현금을 지원받았기 때문에 이 중 일부가 소비로 연결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미국 공장들은 문을 닫았다.

 

 

따라서 미국인이 필요로 하는 물건은 미국 공장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조달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서 다른 나라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통제된 중국이나 한국이다.

 


이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위축된 중국 기업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로 미국 공장들이 문을 닫은 사이, 그간의 손실을 만회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미국은 對中 수입 관세율을 2018년 6월 평균 3.8%에서 9월에는 12%로 올렸다. 

 

 

이후 2020년 1월까지 연율화 기준 미국의 對中 수입은 920억 달러 감소했다. 

 

 

단순하게 계산하면, 이번 미국의 재정지출 확대로 미국의 수입은 1,450억 달러 늘어날 수 있는데 이 제품들은 코로나19에서 벗어나서 공장가동을 시작한 중국에서 조달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이 그간의 對美 수출감소(920억 달러)를 회복할 수 있다(그림16 참조).

 

 

미중 무역분쟁 이후, 미국에서 중국 제품은 가격 상승으로 시장 점유율이 줄어든 반면 이 자리를 멕시코, 캐나다, 인도, 유럽이 가져갔다(다음 페이지 그림17 참조).

 


그런데 유럽과 신흥국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이 지속되고 있다.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미국의 수입 확대 수혜를 중국이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이후 선진국의 기준이 변화할 전망


좀더 길게 보면, 이번 코로나19 바이러스로 기존의 선진국/신흥국 구분이 더 이상 적용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코로나19 확산을 통제했거나 대규모 재정지원으로 대응한 중국과 미국이 유럽과 일본보다 경제성장 동력 뿐만 아니라 사회안정망 측면에서도 나아 보인다.

 


미국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재정지출 확대로 옮겨가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보면, 인프라 투자까지 연결되기를 기대할 수 있다. 

 

 

비록 정치적 합의라는 전제를 깔고 있지만, 이렇게 되면 지금의 재정투입 이후 경기회복이 가능하다. 

 

 

다만, 지금의 정부 지출 확대가 동력을 잃는다면 2차 세계대전 이후가 아닌 1990년대 일본처럼 될 가능성도 있다. 

 

 

정치적 전개 과정에 달려 있다.

 


단기적으로는,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전까지 투입된 재정은 미국 내 기업보다는 오히려 중국 기업의 수혜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고 미국 내에서는 셰일산업 등에서의 구조조정 부담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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