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9일 발표된 10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대비 0.6%, 전년대비 2.9% 상승, 시장예상치를 상회하였다.
이번 PPI 상승은 재화 가격, 그중에서도 고유가에 따른 PPI 최종수요 에너지 부문의 급등(YoY +12.5%)에 상당 부분 기인했다.
에너지와 농산품을 제외한 PPI 상승률도 시장예상치를 상회하는 2.6%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증시 불안에도 불구하고 PPI 발표 직후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라 미국 국채금리는 10년물 기준 장중 3.22%를 넘어섰다.
소비자물가에 선행하여 움직이는 생산자물가의 위와 같은 상승 흐름은 내년 미국 인플레이션 압력의 크기를 가늠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근원 가격지수 기준으로 소비자물가지수(CPI)는 08~09년 금융위기 시기를 제외하고 생산자물가지수(PPI)에 통상 15개월 후행하여 움직여왔다.
올해 10월 미국 Core CPI 전년대비 상승률이 2.2%를 기록한 상황에서 이번 PPI 지수 상승은 추후 과도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예고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물가 오버슈팅 우려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우선, PPI와 매우 높은 상관관계를 갖는 미국 수입가격지수의 전년대비 상승률은 올해 7월 4.8%로 고점을 기록한 이후 지속 하락하고 있으며 석유 품목 제외한 동지수 상승률은 지난 9월, 1% 밑으로 내려왔다.
또한, 미-중 상호 관세부과에 의한 생산자 비용 부담 증대 문제는 시장 우려에 비해 그 실제 효과는 크지 않을 개연성이 있는데 이는 바로 환율 때문이다.
달러 강세와 위안화 약세 압력이 지속되고 있는 현 국면에서 관세 효과는 환율로 인해 상당 부분 상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달러 환산 중국 대미 수출액은 올해 8월/9월 각각 YoY 13.2%/14.0% 증가한 데 비해 미국 대중 수입액 동기간 증가율은 4.5%/10.1%로 차이를 보인다.
위에 비추어볼 때, 외부요인에 의한 미국 근원물가 상승 압력은 아직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