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짧은 인상 사이클 마무리, 2019 년 추가 인상은 없을 것
한국 통화정책은 신중하다.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 등 주요국 경기와 정책영향을 점검하고 대응해야 하는 소규모 개방경제의 특성을 담고 있다.
올해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를 염두에 둔 국내 금리인상 기대는 높았다.
그렇지만 2017년 11월 인상 이후 1년만인 올해 11월 겨우 한차례 인상을 단행하고 추가 인상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으로 자금 쏠림, 내외금리차 역전 같은 금융안정 저해 요인이 유효한데도 말이다.
우리는 2019년 국내 통화정책은 연간으로 동결을 전망한다.
미국 금리인상이 내년 중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중국의 통화정책 완화기조가 이어진다면 실제 실행은 어렵다 하더라도 인하에 대한 기대는 살아날 수 있다고 본다.
2019 년은 2018 년보다 경기가 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
2019년 국내 금리인상이 쉽지 않다는 기대의 저변에는 대내외적으로 어려워진 경기여건을 반영하고 있다.
<그림 2>에서 미국은 여전히 잠재성장률을 상회하는 양호한 경기를 예상하나 올해 3%에 가까운 성장보다는 0.4%p 정도 둔화될 것이다.
절대 경기여건도 중요하지만 모멘텀 측면에서 속력이 줄어드는 부담이 있다.
유럽과 일본은 각각 2%와 1%대 성장이 1%와 0%대로 앞자리 숫자가 바뀔 것으로 IMF는 전망했다.
중국은 6% 중반에서 6% 초반 혹은 6%는 지킬 수 있을지 우려가 높다.
한국 역시 IMF는 2.8% -> 2.6% 정도로 속도가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지만 국내 민간의 전망 컨센서스는 2.6% -> 2.4%로 둔화 우려가 높다.
한국은 잠재성장률인 2.8%보다 절대성장률이 낮은 것뿐만 아니라 올해보다도 속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까지 더해진 상황이다.
한국 경제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는 세세하게 소비나 투자를 살피지 않고 경기종합지수만 봐도 알 수 있다.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 중인 선행지수가 이를 입증한다<그림 3>.
그리고 3분기 가계동향조사 발표 후 언론을 통해 저소득층 소득이 더 열악해지고 양극화가 심화되었다는 발표는 국내 경기를 둘러싼 구조적인 문제를 드러냈다<그림 4>.
소득주도성장이 가져온 부작용이라고 말하기는 아직 이른 시점이나 고령화와 국내 핵심산업의 후발주자 추격(예: 중국 반도체 투자) 등을 고려할 때 2019년 국내 경기둔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은 자연스럽게 여겨진다.
소비심리(ESI) 같은 지표만 보더라도 과거 한은이 현 수준 정도 심리위축 국면에서는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가져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그림 5>.
그럼에도 9월 정부당국의 ‘저금리로 부동산 가격상승’ 같은 논리와 대외금리차 부담에 따른 외국인 자본이탈의 우려는 11월 인상의 근거로 활용되었다.
2019년에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관련 대책의 효과로 인해 주택가격 상승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그림 6>.
최근 글로벌 부동산 시장 약세 전환의 영향도 점검해야 한다.
그리고 이전에도 필자가 강조했지만 대외금리차 역전은 경상수지 흑자만 유지되면 문제될 것이 없다<그림 7, 8>.
미국 금리인상보다는 중국의 통화완화 정책이 더 중요
상기했듯이 올해 많은 시장참가자 및 평범한 국민들조차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한 주목도가 높았다.
미국이 저렇게 금리를 올리는데 우리가 가만히 있을 수 있느냐는 논리였다.
과거 1997년 IMF와 같은 외환위기 같은 트라우마가 있는 한국 입장에서 외국인 자본이탈은 무섭고도 무서운 이야기이다.
그렇지만 올해 미국이 12월까지 금리를 1%p 올릴 때 동안 우리가 0.25%p 한 차례 인상에 그친 점은 어려운 국내여건도 영향이 있었겠으나 국내경제에 대한 민감도가 미국보다 중국에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올해 미국과 금리역전폭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중국은 지준율을 3 차례에 걸쳐 250bp 인하했다.
미중 무역분쟁이라는 악재가 가세하면서 중국경제의 어려움은 가중되었지만 이미 기관산업의 구조조정과 과도한 민간부채 확대에 따른 경기부담이 거론되어왔다.
한국경제는 중국에 무역의존도가 25%인 반면 미국은 10% 내외로 줄어있는 상황이다.
잘나가는 미국보다 어려운 중국 여건이 더 반영된 셈이다.
실제로 주식시장만 보더라도 미국 증시가 2월 조정을 받은 이후 신고가를 향해 오르는 동안 중국보다 낙폭은 적었지만 모양은 유사하게 하락했다<그림 10>.
올해 국내 채권시장에서 가장 큰 미스터리 중 하나가 연초 미국금리를 쫓아 국내금리가 오르는 국면에서 외국인들이 국채선물을 강하게 매수한 부분이었다.
외국인 현물채권이야 높은 FX스왑 헷지 프리미엄을 기반으로 차익거래 유인이 컸다고 하지만 선물 쪽 자금유입은 이해가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국내 국채선물 외국인 포지션은 대부분 홍콩과 싱가폴에 있는 투자자(헷지펀드 등)로 알려져 있는데 이들은 일찌감치 어려운 중국경제에 대한 베팅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상반기 국고3년 금리가 2.3%대까지 올라간 것은 기준금리 1.50% 대비 80bp나 스프레드를 벌린 것인데 이는 미국 금리상승을 추종한 힘이 반영된 상황이었다.
그렇지만 외국인 선물 누적잔고는 중국채10년 금리를 가격으로 환원하여 축을 뒤집어 놓고 보면 3분기까지 일치해서 움직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그림 11>.
미국만 쳐다본 국내 투자자들과 달리 중국경제를 주목한 외국인 국채선물 투자자들은 올해 국내 투자자들 중 가장 성공한 투자자가 되었다.
그 환경에 맞춰 올해 국고3년 금리는 KOSPI와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내었다<그림 12>.
최근 파월 의장의 ‘just below’ 발언을 통해 2019년 상반기 중 연준의 통화정책이 쉬어갈 수 있다는 기대까지 살아나고 있다.
실제 미국금리 인상이 중단이라도 된다면 국내 채권시장은 중국의 완화기조를 좀 더 반영할 여지가 있다.
이는 내년 하반기 국내 통화정책 인하기대가 제기될 수 있는 스토리이다.
리포트 원문 link : http://hkconsensus.hankyung.com/apps.analysis/analysis.downpdf?report_idx=5046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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