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선진국의 양적완화와 저금리 상황에서 글로벌 부채가 늘었다.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정부와 가계, 비금융 기업의 글로벌 부채는 64조달러 증가했는데, 정부와 기업의 부채가 큰 폭으로 늘었다.
상환해야 하는 부채가 늘어난 상황에서 유동성의 악화는 글로벌 경제의 약한 고리를 중심으로 신용우려를 키우게 된다.
자산시장 리스크를 확인하기 위해 달러 등 기축통화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유동성을 살펴보았다.
글로벌 유동성 상황은 주로 통화량이나 역내외 신용의 증감을 통해 판단하는데 국제결제은행(BIS)은 글로벌 자금조달 상황을 기준으로 유동성을 측정한다.
해외에서 기축통화로 자금조달이 쉬운 상황, 즉 달러 등 경화(hard currency)의 신용잔액과 증가율이 높아지는 상황은 글로벌 유동성이 양호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글로벌 자본시장의 유동성은 주로 선진국 통화정책과 금리수준에 영향을 받는다.
여기서는 역외에서 조달한 부채(채권+대출)의 증감을 통해 글로벌 유동성 상황을 점검했다.
글로벌 민간(가계+기업) 부문의 부채는 역내와 역외가 각각 GDP 대비 91%, 13% 수준으로 역외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정책 아래 낮은 금리가 유지되면서 역외에서 자금을 조달한 규모는 꾸준히 증가해 왔다.
특히 지난해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역외 부채가 빠르게 늘어났다.
통화별로 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으로 역외에서 달러로 자금을 조달한 잔액은 11.5조달러로 유로(3.6조달러)나 엔(0.4조달러)에 비해 압도적으로 비중이 높다.
역외 부채 추이를 보면 몇 가지 특징을 확인할 수 있는데 첫째, 금융위기 이전에는 대출이 차지하던 비중이 컸지만 이후에는 채권 비중이 상승했다.
달러와 유로 모두 채권을 통한 자금조달 잔액이 대출을 넘어섰다.
달러로 조달한 전체 신용에서 채권의 비중은 2008년말 43%에서 52%로 상승했다.
금융위기 이후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금융기관(SIFIs)에 대한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간접금융 중심의 유로존에서 부채위기가 발생하면서 직접금융에 의한 자금조달이 커졌기 때문이다.
또한 역외 자금조달에 있어 달러의 비중이 높아졌다.
달러, 유로, 엔을 모두 포함한 전체 역외 부채에서 달러의 비중은 2008년말 58%에서 올해 2분기 74%로 높아졌다.
유로와 엔의 비중은 각각 24%와 0.3%이다.
신흥국의 경우는 더욱 심하다.
14개 주요 신흥국의 역외 달러 부채는 3.7조달러 수준인데, 외화 부채 가운데 85%가 달러 표시다.
달러 의존도의 상승은 글로벌 자금조달 여건이 미국 통화정책과 달러가치 변화에 민감한 영향을 받는다는 의미다.
지역별로 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달러표시 부채가 금융위기 이후 1조달러 가까이 빠르게 늘어났다.
올해 2분기 말을 기준으로 역외에서 조달한 부채잔액은 중국, 멕시코, 터키, 러시아 순으로 높다.
한편 2016년 초 이후 저금리와 달러 약세에 기반해 확장했던 달러화 신용 사이클은 점차 축소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역외에서 달러로 조달한 부채 증가율은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다시 둔화되고 있다.
풍부한 자국 내 유동성을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좇아 늘어났던 신흥국 역외투자가 둔화되면서 외화채권 발행시 더 높은 할인율과 스프레드가 적용된다.
이는 외화부채 차입국의 조달금리 상승과 부채상환 부담의 증가로 이어지게 된다.
정리하면 역외 자금조달 상황을 볼 때 글로벌 유동성은 올해 초를 기점으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신흥국은 달러 의존도가 높아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와 달러 강세에 취약한 부채구조를 지니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늘어난 부채 하에서 신용에 대한 우려가 커질 때 역외 자본조달 금리가 높아지고 차환발행이 어려워지는 등 금융 불안정성이 높아질 수 있다.
미국과 신흥국 간 통화정책 사이클에 있어 속도차도 달러 강세를 유발해 달러 유동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다만 전체 부채에서 역외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고 경제 펀더멘털이 취약한 일부 신흥국을 제외하고 외환보유고 대비 단기외채 비중은 과거 경제위기 때보다 양호한 것으로 판단된다.
금융상황지수나 금융스트레스지수도 아직 높지않은 수준이다.
그러나 신흥국 자본유출입과 밀접한 관련을 보이는 글로벌 유동성은 점차 위축되고 있고 여기에 외환 변동성이 확대된다면 신흥국 부채의 잠재적 리스크를 부각시킬 수 있기 때문에 중장기 관점에서 관련 리스크에 대한 꾸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리포트 원문 link : http://hkconsensus.hankyung.com/apps.analysis/analysis.downpdf?report_idx=504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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