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라의 법칙(Amara’s Law)
‘아마라의 법칙(Amara’s Law)’이 있다.
미국 과학자 Roy Amara(1925~2007)에 의한 것으로 ‘기술혁명’을 설명할 때 자주 회자되는 용어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새로운) 기술의 효과에 대해 단기적으로는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장기적으로는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주장이다.
초기의 기술 발전은 실제로는 완만하게 진행되지만 사람들은 너무 앞서 상상하게 되는 오류를 범하고, 정작 기술발전의 효과가 가시화될 때는 이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기술의 발전 속도와 사람들의 기대치가 다름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주식시장도 ‘아마라의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다.
기술혁명은 종종 ‘버블’을 만들어 낸다.
기대가 너무 앞서간 탓이다.
하지만 버블이 붕괴되면 기술혁명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각은 오히려 ‘비판적’으로 바뀐다.
기술진보가 진행중임에도 말이다.
문제가 있었다면 기술발전의 속도가 투자자들의 바램보다 느린 탓일테다.
그리고 기술발전의 효과가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할 때 쯤에는 투자자들은 ‘보편화된 기술’ 정도로 받아들인다.
더 이상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는 이유 때문이다.
주식시장에서는 기술혁명의 초입에서는 ‘비이성적 과열(고평가)’로, 후기에서는 ‘익숙함(저평가)’으로 받아들인다.
1990년대의 인터넷 혁명을 보자.
IT버블 초기에는 새로운 기술혁명에 대한 기대감이 곳곳에 투영됐지만, IT버블 붕괴 이후에는 인터넷 기술에 대한 실망은 경제학자들의 생각마저 회의적으로 바꿨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Paul Krugman)은 당시의 인터넷 기술 혁명을 이렇게 정리했다.
"2005 년경에는 인터넷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팩스보다 크지 않다는 것이 분명해지고, 기술 변화 속도가 느려지면서 10년 후에는 ‘Information Economy’ 라는 말은 바보처럼 들릴 것"이라고 말이다.
그런데 지금은 IT혁신이 세상을 바꿔놓고 있다.
기술의 변화 속도를 예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판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우리가 기술혁명 초기의 낙관을 조심하고, 이후 찾아오는 회의론은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문제는 기술혁명에 대한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뀔 때이다.
주식시장에서는 거친 조정으로 표출된다.
기술혁명 자체에 대한 부정이 투영되기도 한다.
실망감의 트리거는 ‘성장의 궤적’이 바뀔지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출발한다.
기대와 달리 해당 기업의 매출성장이 나오지 않거나, 마진이 둔화되는 경우 말이다.
1970년대, 1980년대 PC의 출현으로 정보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있었지만 ‘생산성’은 둔화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경제학자 Robert Solow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묘사한다.
“우리는 곳곳에서 컴퓨터의 시대를 목격하고 있지만 생산성 통계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생산성 향상 통계는 결국 시차를 두고 나타났다.
이 또한 시차의 문제였다
이번 4 차 산업혁명 Cycle 에서 ‘아마라의 법칙’이 다시 떠오르는 이유
요즘 미국 기술주들의 흔들림은 ‘아마라의 법칙(Amara’s Law)’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아마존, 애플 등 주요 기술주의 ‘성장성’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은 4차산업혁명의 중심축인 ‘플랫폼’, ‘혁신’의 아이콘이 저물수 있다는 두려움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추세의 중단 여부에는 신중해 질 필요가 있다.
어쩌면 ‘익숙함’이 실망감으로 연결됐을 수 있다.
과거 1980~90년대 PC, 인터넷 대중화 이후 나타났던 ‘공급과잉’의 징후는 없다.
4차산업의 정점이라 인식되는 ‘인공지능’은 느리지만 진행형이다.
‘알파고(Alphago)’와 같은 딥러닝의 흔적이 유행처럼 지나갔지만 말이다.
모두가 2000 년 ‘버블’이라 말하지만 2004 년은 ‘버블’이라 말하지 않는 이유
기술혁명의 추세에 있어 중요한 것은 ‘핵심적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는 일이다.
기대가 실망으로 바뀔 때 시장의 마찰음은 커지지만 기술혁명의 핵심 축은 결국 제자리를 찾아가기 때문이다.
아마존, 애플은 2000년 IT 버블 붕괴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아마존의 경우 2000년초 100달러에 이르던 주가가 2001년 10달러로 아래로 급락했고, 같은 시기 애플 주가는 4달러에서 1달러 미만으로 하락했다.
닷컴기업, IT 기업에 대한 ‘실망’이 패닉에 가까울 정도로 투영된 시기였다.
주목할 점은 2003~2004년의 흐름이다.
IT버블 붕괴의 상흔이 온전히 가시지 않았지만 주가는 IT버블 당시의 고점 수준까지 빠르게 회복했다.
기술혁명의 성과를 확인하면서 부터다.
기술혁명을 과소평가한 아마라의 법칙(Amara’s Law)이 다시 적용된 사례다.
2000년초 우리는 닷컴기업, IT기업들의 주가를 버블이라 이야기하지만, 2004년 같은 수준으로 주가가 복원되었을 때는 왜 버블이라 부르지 않을까?
생각해 볼 문제다.
또 지금은 무엇이 핵심일까.
이번 기술혁명을 주도하는 기업이라면 지금은 추세에 머물어 있어야 할 듯 싶다.
길게 보면 우리 반도체 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기술혁명의 사이클에는 ‘숫자’보다 ‘내러티브’ 변화가 중요 변곡점
‘아마라의 법칙(Amara’s Law)’이 투자자에게 주는 함의는 크게 두 가지다.
기술혁명의 초입에서 낙관에 동참하거나, 비관론에 의한 기술에 대한 시장의 과소평가가 이뤄질 때 투자하는 방법이다.
관건은 기술혁명에 대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 변곡점을 식별해 내는 것이다.
명쾌한 답은 없지만 Rusty Guinn의 연구 사례가 하나의 좋은 예가 될 수 있을 듯하다.
핵심은 ‘내러티브(Narrative)’의 변화가 시그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종의 성장 스토리의 변화인 셈이다.
Tesla는 그 축소판이다.
2016년말 Tesla는 3단계의 내러티브 변화를 겪고 있는 중이다.
1단계) Resilient Tesla(성장기:2016.12~2017.5): 자본은 부족했지만 신제품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되는 단계. 반도체, 태양광 산업 접목 기대감 투영
2단계) Transitioning Tesla(진통기:2017.5~8): 모델3에 대한 호평. 하지만 생산 차질 및 Delivery에 대한 우려 발생
3단계) Broken Tesla(생존기: 2017.8~ 현재): 예약 취소 우려, 생산량 확대에 따른 품질 저하 이슈가 발목
필자가 기술혁명의 추세를 보는 관점도 여기에 있다.
이번 4차산업혁명 대표주자인 플랫폼 기업들의 ‘내러티브’가 변하는 지가 중요하다.
본질을 봐야 한다.
플랫폼 기업의 경우 단기적인 매출성장 둔화, 마진 축소와 같은 계량적인 숫자보다 더 이상 플랫폼이 확장되지 못할 때가 진짜 분기점이라 본다.
예컨대 현재 아마존의 성장 동력의 핵심인 ‘M&A’가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다면 고민이 필요하다.
아직은 추세 전환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
리포트 원문 link : http://hkconsensus.hankyung.com/apps.analysis/analysis.downpdf?report_idx=503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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