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장단기 금리역전이 주는 공포감 확대
식상한 멘트지만 2018년 올해도 이렇게 마무리되고 있다.
이맘때면 한 해를 반추(反芻)하며 내년을 준비하는 기간이어야 하나 투자자들을 만나보면 정신이 없다.
올해 좋을 것이라는 주식은 어렵고 안 좋을 것이라는 채권이 좋았으니 말이다.
연말까지도 위험자산 주식을 중심으로 불안한데 채권시장 강세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미국채 10년 금리마저 2.8%대까지 내려오면서 장기금리 하락세가 가파르다.
이미 미국의 2/5년 스프레드는 역전되었다<그림 1>.
장단기 금리역전 현상은 2차대전 이후 1950년부터 미국에서 총 9번 케이스 중 8번의 경제침체를 맞춘 현명한 이코노미스트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장단기 금리차의 기준이자 지표인 2/10년은 아직 10bp 이상 거리를 두고 있다.
올해 당사의 첫 번째 ‘전략공감’을 작성한 필자가 썼던 내용이 바로 이 장단기 금리차 축소를 주목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그림 2>.
공교롭게도 올해 마지막 전략공감 주제도 장단기 금리차가 되었는데 수미쌍관(首尾雙關)이라 하겠다.
올 초 1월 2일자 자료를 통해 연간으로 금리차가 축소되면서 얻을 시사점은 생각 보다 금리는 많이 오르기 어려울 것이고 유동성 측면에서 위험자산에 부담이 되는 환경이 연출 될 수 있다는 정도를 제시했다.
지금 일부 구간의 역전이 진행되자 잘나가는 미국경제에 대한 재평가 인식이 높아지는 것이 현실이다.
금융불안이 확산되면서 연준의 금리인상이 쉬어갈 수 있다는 기대까지 늘고 있다.
파월 의장까지 나서서 장단기 금리차 역전이 경기침체의 전조가 아니라고 이야기하지만 우리는 내년에 2/10년 금리가 역전되는 상황이 연출되면 경기침체의 확실한 전조가 될 것으로 본다<그림 3>.
그런 상황이 연출이 되지 않도록 2019년 연준의 통화정책 중요도는 더 높아지면서 ‘Wait and See’ 가능성이 높아졌다.
장단기 금리차 축소는 선의(善意)로 시작되나 역전되면 끝은 좋지 않음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되고 심지어 역전되는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는 것일까?
늘 그렇지만 금리스프레드의 확대와 축소는 중앙은행에서 출발한다.
경기가 어려울 때 공격적인 금리인하를 통해서 단기 유동성 공급을 확산하고 장단기 금리차가 확대되면서 인플레기대와 경기까지 개선될 것이라는 희망을 중앙은행은 제공한다.
반면 경기가 개선되고 물가가 경제적인 부분과 자산가격 측면에서 부담이 생기면 중앙은행은 금리를 올리고 유동성 환수에 나선다.
때문에 장단기 금리차 축소는 늘 연준의 금리인상과 함께 진행된다<그림 4>.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장단기 금리차 확대국면이 장기화되었는데 2016년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스프레드 축소 속도는 빨라졌다.
미국 등 주요국 물가상승이 목표수준을 넘어섰다는 이유도 있겠으나 올해 중앙은행 유동성 환수 강화의 이면에는 자산가격 버블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버핏차트로 유명한 <그림 5>만 봐도 실물대비 자산가격 상승이 과도한 것을 알 수 있다.
때문에 지난해 6월 BIS 연차 회의에서 ‘여력이 되는 국가는 통화정책 완화기조 환수에 나설 것을 권고한다’는 내용이 나왔다.
실제 올해 통화정책이 매파적인 캐나다와 북유럽, 한국, 호주는 부동산을 중심으로 자산가격 통제의 필요성이 거론된 곳들이다.
때문에 미국 증시가 신고가를 경신한 10월 3일 파월 의장조차 r*라고 하는 중립금리를 거론하면서 정책압박을 높였고 이후 미국증시는 약세장이다.
실제로 올해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공급은 연준의 QT와 ECB의 테이퍼링 이후 양적완화 종료, BOJ의 스텔스 테이퍼링이라는 단어를 통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그림 7>.
글로벌 화폐유통속도만 보더라도 민간이 스스로 유동성을 만들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현재 금융시장 불안은 유동성(liquidity)문제라는 것은 명확해졌다<그림 8>.
미국의 금융시장 환경을 대변하는 금융환경지수만 보더라도 긴축상황이 강화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고 하이일드와 같은 유동성에 취약한 상품의 수익률이 깨지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도 확인되고 있다<그림 9>.
중앙은행은 단 한번도 자산가격 때문에 통화정책을 움직인다고 표면적으로 이야기한 적이 없다.
그렇지만 실질적인 정책 동인으로 1930년 대공황 같은 충격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자산시장의 거품을 막기 위해 노력을 진행하는 것이다.
때문에 기준금리를 올리고 유동성을 통제하는 과정에서 장단기금리의 거리를 좁혀지고 그것이 극대화되는 시점에서 역전까지 나오는 것이다.
말 그대로 통화정책이 긴축이 진행되고 유동성이 흡수되는 과정은 자산시장의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선의의 출발이나 자산시장의 탐욕(Greed)은 공포(Fear)로 전환되기 전까지 진행된다.
미국의 3개월과 10년물 스프레드 기준으로 추정되는 경기침체 확률은 고개를 들면서 11%까지 올라오고 있다<그림 10>.
높아진 금리에 따른 성장성 둔화 우려가 확대되면 아직 높은 수준인 ISM 같은 심리지표 위축으로 연결될 수 있다<그림 11>.
양호한 미국경기와 연준 정책방향으로 달러강세 부담은 누적되어 있고<그림 12>, 미국 장단기 금리차 축소이지만 좁혀진 스프레드는 금융기관의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부작용을 낳았다<그림 13>.
2019 년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될지 열쇠는 연준이 쥐고 있어
장단기 금리차의 지표인 2/10년 금리 역전을 목전에 두고 미국채10년 이상 장기금리가 더 하락하는 쪽보다는 2년 이하 단기구간이 더 올라오지 않아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결국 장단기 금리역전의 열쇠는 연준이 쥐고 있다는 의미이다.
점도표로 내년까지 연방금리 목표수준은 3.25%이다.
그렇지만 미국의 임금과 생산성 개선 속도가 완만하여 수요견인 인플레압력이 높지 않은데다 유가까지 급락해 중장기 기대인플레가 낮아지고 있다<그림 14>.
낮은 인플레기대는 다시 기간 프리미엄(term-premium)을 낮게 만들면서 중립금리인 자연이자율을 낮게 만들고 장단기 금리차 축소에도 영향을 미친다<그림 15>.
Bloomberg 연방금리 인상 확률 계산기는 11일 기준으로 2019년 연말까지 연방금리 기대치를 2.50% 가장 높은 41.3%, 2.75%를 32.5%로 제시하고 있다<그림16>.
연준이 제시하고 있는 3.25% 혹은 이상 기대는 3%에도 미치지 못한다.
시장의 기대야 바뀔 수 있다고 하나 10월 이전대비 기대치가 낮아졌다.
이는 OIS 커브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2020년 상반기까지 통화정책 기대가 위일 수 있겠으나 2020년 하반기 이후는 인하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는 수준으로 내려왔다<그림 17>.
미국 경기정점 인식과 금융시장 불안이 더해져 2019년 상반기 중 연준의 통화정책 스탠스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 중이다.
당사 역시 양호한 미국경제를 감안하여 내년 연방금리 3.25%를 하우스 뷰로 제시했으나 금융불안이 1분기까지 이어질 경우 내년 상반기 중 연방금리 인상이 휴지기(Wait and See)에 들어갈 가능성을 연간전망을 통해 제기했다.
그렇다면 내년 현실적인 연방금리 눈높이는 3.00% 전후가 적정할 것이다.
이는 11월 21일자 ‘전략공감: 미국채10년 3.2%의 의미’를 통해 자세하게 언급했다<그림 18>.
연방금리는 2.75~3.25% 레인지 정도가 Sweet spot으로 추정된다.
그래야지만 1980년 이후 유일한 연착륙(Soft Landing)케이스인 1994년과 유사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시 연준의 갑작스런 금리인상에 채권시장 대학살이라는 단어가 등장했지만 정작 장단기금리는 역전 직전에서 진정된 유일한 경험이다.
그렇게 금리역전 직전에서 다시 스프레드는 확대되고 위험자산은 살아날 기회를 얻었다<그림 19>.
현재 금융시장 불안이 유동성 조이기를 시작한 연준을 포함한 중앙은행에서 출발했다면 그들이 멈춰야 위험자산에 기회가 생길 것이다.
장단기 금리가 역전 되지 않으려면 연준이 금리인상을 멈추어야 한다.
아직 글로벌 주식과 부동산, 하이일드 같은 신용채권의 약세가 좀 더 진행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금리는 하락하고 장단기 금리차 축소 우려는 이어질 수 있다.
그럼에도 애초 당사가 연초에 생각한 것보다는 내년에 글로벌 경제가 침체 상황에 빠질 정도가 아니라면 진정한 파월 풋 등장 시점에 위험자산이 오르고 장단기 금리차도 일부 확대될 가능성을 보고 있다.
시기적으로는 내년 2분기가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겠다.
최근 골드만삭스가 내년 연준 통화정책 전망을 4차례 인상에서 3차례로 낮추면서 경기모멘텀이 가장 안 좋은 3월에 쉬어갈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우리는 상반기까지 연준의 정책기조가 쉽게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나 일견 가능성은 엿보고 있다.
올해 내내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어서 금리가 되려 반락했다면 내년은 금리가 떨어질 수 있다고 기대하는 투자자가 늘어나는 만큼 금리바닥이 빨리 올 수 있다는 경계심을 가지고 있다.
2/10년 금리역전은 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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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09 - [경제/일반] - 민스키 모멘트 - 장단기 금리차 축소, 금융자산 수익 보다 차입비용이 높아질 때, 금융시스템의 위기 가능성 (DB금융투자)
리포트 원문 link : http://hkconsensus.hankyung.com/apps.analysis/analysis.downpdf?report_idx=505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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