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 후보들,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불평등이 확대됐다”
지난주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G20 정상회의가 있었다.
세계의 시선을 G20 정상회의 보다는,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에 쏠렸다.
특히 금융시장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을 하는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그런데 비슷한 시기, 즉 6월 26~27일에 우리가 주목했어야 할 이벤트가 또 하나 있었다.
바로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들의 1차 TV 토론이다.
미국 대선은 2020년 11월 3일에 치뤄질 예정이다.
아직 1년 3개월이나 남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한 만큼 대선 일정에 대한 관심이 벌써부터 생겨나고 있다.
이번 TV토론에서 민주당 후보들 대부분이 한 목소리를 낸 것은 ① 트럼프 대통령이 소득 불평등을 심화시켰다는 점과 ②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에 대한 비난이었다.
특히, 미국 경제는 좋지만 노동자들과 자영업자들에게는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 상황에 대해 공통적으로 비판했다.
오늘 전략공감에서는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들이 생각하는 ‘방법의 차이’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미국 내 증가하는 불평등에 대한 불만
사실 미국 내 불평등의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기 훨씬 전인, 1980년대부터 시작됐다.
미국 내 전체 소득에서 상위 1%가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해서 증가한 반면, 하위 50%가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해서 하락했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에 대한 불만이 폭발했던 사례가 2011년의 반월가 시위다.
금융기관의 행태에 대한 비판 목적도 있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양극화 현상에 대한 불만이었다.
반월가 시위는 2011년에 일어났던 사건으로, 무려 8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상황이 개선됐을까?
<그림2>를 보면 그때보다 더 악화되진 않았으나, 그렇다고 상황이 개선되지도 않았다.
따라서 불평등에 대한 미국인들의 불만은 여전할 것이라고 추론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생각했을 때, 공화당(트럼프 대통령)보다는 민주당이 불평등 해소에 대해 더 관심을 많이 갖는 성향일 것이다.
그리고 미국 민주당을 포함, 진보 성향의 정치 정당이라면 대부분 불평등을 해소하는 방식으로 소득(자산) 상위 계층의 부가 중하위 계층으로 이전되게끔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표적 예로 누진세가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도 방식의 차이일 뿐 불평등 문제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분명히 보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부터 이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트럼프 대통령의 또다른 목표 : 불평등의 완화
1) 기존의 코끼리 곡선 : 1980~2020년 글로벌 불평등의 구조
브랑코 밀라노비치는 그의 저서『왜 우리는 불평등해졌는가』에서 그 유명한 코끼리 곡선을 제시했다.
가로축은 글로벌 소득 백분위를, 세로축은 실질소득 증가율을 나타내는 코끼리 곡선이 주목하는 것은 3가지다.
① 실질소득 증가율이 가장 높은 것은 글로벌 신흥 중산층이다.
중국이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② 실질소득 증가율이 두 번째로 높은 것은 소득 최상위 1%다.
여기에는 미국 최상위 소득 계층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③ 세 번째가 오늘 전략공감에서 주목하는 내용이다.
고소득국가의 중하위층 소득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고소득국가의 중하위층 소득이 글로벌 신흥 중산층의 소득에 따라잡히는 상황에 직면했다.
여기서 미국만 기준으로 생각한다면, 소득 최상위 1%와 중하위층의 실질소득 증가율이 매우 큰 괴리를 보인다.
사실상 지금까지 미국이 성장한 것은 소득 상위층이 모두 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어떻게 접근할까?
2) 불평등에 대한 접근법의 차이 : 트럼프 대통령 vs 민주당 후보들
밀라노비치는 불평등을 2가지로 분류한다.
지역 간 불평등과, 지역 내 불평등이다.
지역 간 불평등은 예를 들어, 미국과 중국의 소득 괴리가 될 것이다.
지역 내 불평등은 미국 내에서 소득 상위층과 중하위층의 불평등이 예가 될 수 있다.
민주당이 생각하는 불평등을 해소하는 방식은 일반적으로 후자에 가깝다.
낙수효과의 한계점에 대해 지적하고, 따라서 소득(자산) 상위층의 부가 중하위층으로 이전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추구한다.
민주당 TV 토론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조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부자 감세 정책을 폐지하겠다고 했으며, 버니 샌더스 후보는 부자와 중산층에 대해
증세하겠다고 주장했다.
버니 샌더스의 ‘중산층 증세’는 조금 더 강경한 방식의 불평등 해소 정책이긴 하지만, 중요한 것은 두 후보 모두 부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줄이려고 했다는 점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불평등을 해소하는 방식은 전통적인(민주당에서 생각하는) 방식과 큰 차이가 있다.
그는 ‘지역 내 불평등’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강력하게 실천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진 않다.
인프라 투자와 중산층 감세가 대표적 예다.
인프라 투자로 인해 가장 크게 수혜를 보는 업종은 건설업인데, 특히 생산 인력의 고용 창출이 가능함에 따라 중하위 소득 계층에 가장 큰 수혜가 돌아갈 수 있는 정책이다.
중산층 감세는 말 그대로 중산층에게 수혜가 돌아가는 정책이다.
하지만 인프라 투자는 계획이 공개되고 있긴 하지만,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며, 중산층 감세는 중간선거 때 트럼프 대통령이 표 확보를 위해 언급하긴 했으나 아직까지 진척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구하는 것은 지역내 불평등 해소가 아닌, ‘지역 간 불평등 확대’ 를 통해 미국의 전반적인 부를 상향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3) 트럼프 대통령이 꿈꾸는 코끼리 곡선
트럼프 대통령은 불평등 해소가 아닌, 오히려 불평등 확대를 지향하고 있다.
무슨 말일까?
<그림3>의 코끼리 곡선을 다시 떠올려보자.
만약 글로벌 신흥 중산층이 누리고 있는 소득 상승률을 미국 중하위층으로 옮길 수 있다면 어떨까?
<그림5>와 같이 글로벌 신흥 중산층의 임금 상승률을 낮추고, 그에 해당하는 부(wealth)를 미국 중하위층으로 옮겨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이 새롭게 만들고자 하는 ‘코끼리 곡선’이다.
이러한 방식이 성공한다면, 트럼프 대통령 본인을 포함한 최상위 1%의 부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미국 중하위층의 부를 개선시킴으로써 지역(미국) 내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대선의 관점으로 본다면, 소득 상위층과 중하위층의 표를 모두 받을 수 있는 이상적인 방식이다.
상위층의 표를 포기하고 중하위층의 표를 얻는 것을 목표로 하는 민주당의 전략보다 우위에 설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전략에 해당하는 정책들은 2017년에 집행했던 법인세 감면이 첫 번째가 될 것이다.
민주당 측에서 비판하는 부분, 즉 법인세 인하로 인해 대기업만 혜택을 봤다는 관점보다는, 법인세 인하를 통해 기업들이 리쇼어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는 데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반이민 정책이 두 번째가 될 것이다.
이민자들이 미국으로 올 경우, 소득 최상위 1%보다는 중하위층과의 일자리 경쟁을 할 가능성이 높다.
지역 간 불평등 확대를 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이를 허용해야 할 이유가 없다.
세 번째는 현재 진행중인 무역전쟁이 될 것이다.
글로벌 신흥 중산층을 대표하는 중국이 주요 타겟이 되는 이유이며, 좀더 넓게 본다면 글로벌 신흥국 뿐만 아니라 對미국 무역흑자를 보고 있는 국가들은 언제든 무역전쟁의 타겟이 될 수 있다.
중국과는 일단 휴전했지만, EU와 베트남이 또다시 부각
위에서 설명한 이유 때문에,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은 전방위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중 정상회담으로 인해 중국과의 무역 협상이 재개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주에 발표된 EU 관세 부과 소식과 베트남에서 수입되는 한국과 대만산 철강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소식을 주목해야 한다.
<그림5>의 트럼프 대통령이 꿈꾸는 코끼리 곡선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트럼프대통령 입장에서는 글로벌 신흥 중산층이 미국을 제외한 전 국가가 될 수 있으며, 특히 미국이 무역적자를 보고 있는 국가들이 주요 타겟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표1>에서 특히 상위 10위 안에 드는 국가들은 언제든 관세부과의 리스크가 도사리고 있는 상황이다.
최대 무역적자국인 중국에 대해서는 패권전쟁의 성격까지 더해서 봐야겠지만, 그 외의 국가들은 패권전쟁이 아니더라도 언제든 관세부과를 해야 할 이유가 있다는 의미다.
이제부터는 중국 외 지역과의 무역전쟁이 대두될 수 있음
미중 정상회담이 끝난 직후, 갑작스레 EU에 대한 관세부과 소식과 베트남에서 수입되는 한국 및 대만산 철강 제품에 대한 관세부과 소식이 발표됐다.
예상치 못했던 소식에 주식시장은 조정을 받고 있다.
미국이 언제, 어떤 국가를 상대로 관세부과를 할지 예측할 수는 없다.
다만, EU의 사례에서 한가지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5월에 있었던 EU에 대한 보복관세 관련 공청회에서는 4월에 발표했던 110억 달러 규모의 관세부과 목록을 210억 달러로 확대했다.
기업들의 ‘관세부과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6월 17~25일에 있었던 중국 관세부과 관련 공청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중국의 경우, 남아있는 관세부과 대상 품목이 주로 소비재여서 미국 기업들과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내용이 잇따랐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자국의 이익을 해치면서, 그로 인해 표심을 잃어가면서까지 무역전쟁을 할 이유는 없다.
따라서 오히려 기업들이 환영하는 관세부과가 될 수 있는 국가들이 앞으로 무역전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꿈꾸는 코끼리 곡선을 완성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당장 8월부터는 EU에 대한 보복관세 이슈가 부각될 수 있는 환경이라고 판단한다.
먼저, 8월 5일부터 미국 무역대표부의 EU 보복관세 관련 공청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그리고 8~9월 중 WTO의 보고서(미국과 EU가 각각 제소한 내용에 대한 보고서)가 나오면, 미국 무역대표부가 이를 기반으로 최종 관세부과 목록을 발표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추가적으로 수입산 자동차(EU와 일본이 대상)에 대한 관세부과 여부 결정이 11월 14일까지 유예돼 있기 때문에, 그 이전에 언제든지 이슈화할 수 있는 상황이다.
리포트 원문 link : http://hkconsensus.hankyung.com/apps.analysis/analysis.downpdf?report_idx=53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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