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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이탈리아 미니보트(Mini-BOT), 병용화폐? (메리츠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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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의회선거 이후 더 커진 동맹당의 위치


지난 5월, 유럽의 향후 유럽의 정치향방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의회 선거가 있었다.

 


그리고 각 유럽 국가에서는 총선이 치러져 국가별 정당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를 알아 볼 수 있었다. 

 

 

2019년 유럽 의회선거의 투표율은 51%로 최근 20년간 가장 높은 수준이었으며, 포퓰리즘 정당의 약진을 유럽 의회 선거 및 각국 총선에서 공통적으로 확인 할 수 있었다.

 


이탈리아에서는 지난해 까지만 해도 오성운동과 동맹당의 정치적 파워의 격차는 크지 않았으나, 이번 의회선거에서 동맹당은 의석수를 23석 늘렸고, 오성운동은 17석이 줄며 동맹당이 압승하는 모습을 보였다(동맹당 34.4%, 오성운동
17.07%). 

 

 

이러한 선거 결과로 동맹당의 포퓰리즘 정책에 제동을 걸만한 견제세력이 없는 상황이 조성되었다. 

 

 

 

미니보트 논의 및 이에 대한 비난과 우려의 목소리


미니보트는 이탈리아 정부가 발행하는 소액채권(€1~€500)으로 대표적 유로회의론자 클라우디오 보르기 하원 예산위원장에 의해 소개되었다. 

 

 

작년 동맹당-오성 운동 연합 주도하에 미니보트 안건이 국정예산계획안에 포함되었으나, 현실화 되진 못했었다. 

 

 

잠잠했던 미니보트 이슈는 마테오 살비니(동맹당) 이탈리아 부총리 겸 내각 장관이 유럽 의회 선거 이후 정국의 주도권을 확실히 잡으면서 다시 수면 위로 부상했다.

 


그는 미니보트 발행안을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고, 관련 안건은 지난달 하원을 통과했다. 

 

 

이탈리아의 소액채권 발행 계획이 비난을 받고 있는 이유는 미니보트가 EU내 병용통화 이슈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미니보트는 이탈리아 정부가 보증하며, 채권 소유자는 이를 세금 납부나 공기업/국가의 재화와 서비스 구매에 사용할 수 있다. 

 

 

즉, 미니보트는 이탈리아 내에서 화폐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 

 

 

유로화라는 단일통화 시스템 안에서 이탈리아가 화폐처럼 사용될 수 있는 소액채권을 발행한다는 점은 EU법에 위반되어 대외적으로 비난을 받고 있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미니보트는 “불법”이며 “새로운 부채”일 뿐이라고 밝혔고, 무디스는 미니보트 발행이 이탈리아가 EU를 떠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라며, 이탈렉시트에 대한 우려감까지 표하기도 했다. 

 

 

조반니 트리아 재무장관은 미니보트를 향해 “쓸모 없는 생각”이며 “유로존 이탈을 시사한다는 비판이 제기된 소액채권 발행은 예정에 없다”고 밝히며 미니보트 발행 계획에 대해 강경하게 일축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탈리아의 제한된 재정 사용 여력


1996년 12월 더블린 EU 정상회담에서는 유로화 가치와 지역 내 금리 안정을 목표로 EU국가들의 재정적자율과 정부부채를 각각 GDP의 3%와 60%로 제한하는 ‘안정 및 성장에 관한 협약(Stability and Growth Pact)’을 체결했다. 

 

 

이러한 협약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의 GDP대비 정부부채는 2018년 기준 132.2%로 유로존 평균 85.1%보다 높으며, 협약 수준보다 2배 이상 높다.

 


이탈리아는 정부의 재정적자율 또한 문제가 되고 있다. 

 

 

작년 말 2019년 예산안을 결정할 때 동맹당-오성운동 포퓰리즘 정권은 기존 0.8%였던 재정적자 목표율을 2.4%로 늘려 올해 예산안을 제출했었다. 

 

 

과도한 이탈리아의 부채 상황을 우려한 EU는 사상 최초로 예산안을 거부했으며, 이탈리아와 EU는 협상 끝에 목표치를
2.04%로 하향조정 했다. 

 

 

이후 2019년 상반기 경제가 예상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이탈리아는 재정적자율을 2.4%로 상향조정 하였다가 EU의 징계소식이 전해지자 다시 2.04%로 하향조정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탈리아의 이러한 모습은 정부의 어려운 재정상황을 방증한다.

 


이탈리아 정부 내 유럽 회의론자가 다수를 구성한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협약에 의해 정부의 재정정책 여력에 제한을 받는다는 점이, 미니보트가 수면위로 다시 부상한 주된 이유이다. 

 

 

이탈리아 정부 자국 내에서 화폐처럼 쓰이는 미니보트로 빚을 상환하면, 정부의 재정 여력이 커져 살비니 대표의 감세정책, 기본소득제와 같은 재정에 부담이 될만한 포퓰리즘 정책을 뒷받침 할 수 있을 것이다.

 

 

 

이탈리아가 가져올 경제 위기 가능성?


앞서 언급 하였듯 이탈리아의 정부부채 비율은 매우 높다. 

 

 

이러한 추세는 현 정권의 포퓰리즘 정책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유지될 공산이 크다. 

 

 

이탈리아의 이러한 재정 상황은 2012년 그리스, 스페인 등이 촉발한 유럽 부채위기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감을 키우고 있다. 

 

 

여기에 미니보트가 가져온 병용통화 이슈 및 유로회의론자가 다수인 정부구성은 이탈리아가 EU를 떠날 수 있다는 우려를 자극하고 있다.

 


무디스는 이탈리아 병용화폐 이슈가 불거지자 “EU 탈퇴를 위한 첫번째 단계”라고 언급하며 이탈리아의 EU 탈퇴 가능성에 대해 우려감을 표출했다. 

 

 

작년 극우 포퓰리즘 정당이 득세한 뒤부터 이탈리아 국채 10년과 독일 10년의 스프레드는 급격히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며, 이탈리아의 약한 경제 건전성과 정치적 불확실성을 투영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MSCI에서는 이탈리아 부채위기 또는 이탈렉시트가 실제로 일어날 경우 금융시장의 충격에 대해 발표했다. 

 

 

MSCI는 이탈렉시트가 발생하면 이탈리아 국채 5년 수익률은 현재보다 480bp 상승 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MSCI 이탈리아 지수는 50%나 하락 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이러한 이벤트가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으나, 포퓰리즘 정권과 유로 회의론 비중이 높은 현 정부 구성을 고려해 볼 때 이탈리아 관련 위기는 지속적으로 언급될 가능성이 있다.

 


올 9월 2020년 예산안을 두고 EU와 이탈리아는 협상을 진행 할 것이다. 

 

 

현 정부의 포퓰리즘 정책의 방향이 급변하지 않는다면, 예산안 협상은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탈리아를 둘러싼 잡음은 유럽과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을 제공하는 요인으로 한동안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

 

 

 

리포트 원문 link : http://hkconsensus.hankyung.com/apps.analysis/analysis.downpdf?report_idx=531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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