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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90년대 그린스펀풋과 요즘의 파웰풋 (DB금융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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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미국 연준이 소규모로 기준금리를 인하했던 것만으로도 위기가 쉽게 가라앉았던 90년대 그린스펀풋을 들어, 요즘의 파웰풋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당면한 7월 말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지면 각종 문제가 호전될 것이라 여기는 것이다. 

 

 

그 타당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그린스펀풋의 대표적인 사례는 1995년과 1998년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주변 상황이다. 

 

 

1994년에는 멕시코 외환위기가, 1997년에는 아시아 외환위기가 발생했다. 

 

 

즉, 외생적 요인으로 유동성이 증발했을 때는 미국 연준의 몇 차례 기준금리 인하로 유동성을 공급하여 위기를 막아낼 수 있었다. 

 

 

MV=PQ에서 M이 줄어들 경우 M을 그 즉시 늘리는 방법이 적중했던 것이다.

 


반면,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위기가 쉽게 진정되지 않는 때도 있었다. 

 

 

2001년과 2007년이 그 예다. 

 

 

당시 모두 미국 경기 자체가 흔들렸다. 

 

 

즉, 내생적 요인으로 수요가 위축될 경우에는 미국 연준의 추세적 기준금리 인하에도 유동성에 의한 수요 진작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MV=PQ에서 Q가 줄어들 경우 M을 늘리더라도 이것이 Q를 끌어 올리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현재는 후자에 가깝다. 

 

 

미국에 있어서, 지금 어떠한 일이 발생하여 유동성이 증발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보다는 그들의 수요에 문제가 나타나서 이를 위한 조치를 시행하려는 것이라 판단하는 게 옳다.

 


지금 미국 경제의 선순환에 마찰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들의 시설 투자 관련 지표의 하락이 두드러진다. 

 

 

주식전략의 관점에서는 △ 미국의 기준금리가 추가로 내려갈 수 있기에 배당주에 대한 관심을 지속해야 한다는 점, △ 미국 연준의 유동성 확대에도 수요 진작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여지가 있기에 여전히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구축이 필요하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과거 미국의 연준 의장을 맡았던 앨런 그린스펀은, 그의 재임 시절인 1987년부터 2006년까지 적극적이고 유연한 금리 정책을 펼치며 미국의 경기 확장에 일조하여, 국보(國寶)라고까지 칭송을 받았다. 

 

 

특히 1995년과 1998년 각각 짧게 진행했던 기준금리 인하는 성공적인 통화 정책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사례 때문인지,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면 그들의 경기와 주식시장이 내려가는 것을 방어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그린스펀풋이라는 단어마저 생겨났다.

 


이와 같은 기대가 요즘 미국의 연준 의장인 제롬 파웰에게도 투영되고 있다. 

 

 

현재 금융시장에서는 당면한 7월 말 FOMC에서의 미국 기준금리 인하를 당연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주식시장도 최근 2개월간 강한 반등세를 펼치고 있다. 

 

 

소위 파웰풋이, 미국의 경기와 주식시장에 나타날 수 있는 암운을 걷어내리라고 투자자들은 기대하는 것이다.

 


하지만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미국 연준의 금리 정책이 미치는 영향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점이다. 

 

 

[도표1]을 보자. 

 

 

우선, 주가와 금리의 기본적인 관계는 1990년대 초를 전후로 큰 변화를 겪었다.

 


1990년대 초 이전까지만 하여도 주가와 금리는 역의 관계를 보였으나, 1990년대 초를 지나 지금에 이르러서는 주가와 금리가 정의 관계를 보인다. 

 

 

또한, 1990년대 초 이후에도 주가와 금리의 관계에 부분적인 변화가 나타난다. 

 

 

1995년과 1998년처럼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를 몇 차례 진행하는 것만으로 주가가 반등하는가 하면, 2001년과 2007년처럼 추세적인 기준금리 인하에도 주가 하락이 이어지는 때도 있었다. 

 

 

이러한 차이를 불러오는 원인이 무엇인지 살펴봐야 하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외생적 요인으로 유동성이 증발했을 때는 연준의 몇 차례 기준금리 인하로 유동성을 공급하여 위기를 막아낼 수 있지만, 내생적 요인으로 수요가 위축될 경우 미국 연준의 추세적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위기가 쉽게 진정되지 않는다. 

 

 

여기서 그린스펀풋이 통했던 시절은 전자이며, 파웰풋이 적용될 지금은 후자에 속한다고 판단한다.

 

 

 

그린스펀풋의 참모습


외생적 요인으로 유동성이 증발했을 때는 몇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로 위기를 막아낼 수 있어

 

먼저 성공적인 금리 정책으로 평가받는 두 가지 그린스펀풋의 경우를 살펴보자.

 


첫 번째 사례는 1995년 7월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다[도표2]. 

 

 

이때 주목해서 봐야 할 것은 미국 외 국가의 상황이다. 

 

 

당시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기 전인 1994년 12월에 이미 그 유명한 멕시코 외환위기가 발생했다. 

 

 

멕시코는 경상수지 적자와 자본수지 흑자라는 불안한 경제 구조 아래에서, 외국인 투자 중 단기자금 비율이 80%에 육박했다. 

 

 

이들 해외 자금이 멕시코로부터 빠져나가기 시작하자 그들은 페소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하여 일차로 외화 보유액을 소진했으며, 더 이상 버티지 못하는 단계에 이르러 결국 통화 가치를 15% 평가 절하했다. 

 

 

더 큰 문제는 이후 벌어졌다. 

 

 

멕시코의 외환위기가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주변 중남미 국가로 번진 것이다. 

 

 

이는 소위 데킬라 효과라는 용어를 만드는 사태로 이어진다. 

 

 

미국의 입장에서 볼 때는, 외생적 요인으로 유동성이 증발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 연준은 1995년 7월부터 25bp씩 세 차례로 총 75bp의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이처럼 발 빠른 유동성 공급은 곧 미국 경기와 주식시장을 안정시키게 된다.

 

 

 

두 번째 사례는 1998년 10월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다[도표3]. 

 

 

중남미 국가의 위기 이후 투자자의 주목을 받은 곳은 신흥 아시아 국가였다. 

 

 

다만 이들 중 일부 역시 과거 멕시코와 유사한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경상수지 적자와 자본수지 흑자라는 불안한 균형 위에 놓여 있었던 것이다. 

 

 

이들에서 해외 자금이 이탈하자 가장 먼저 백기를 든 곳은 태국이었다. 

 

 

1997년 태국은 고정환율제를 포기했고, 이후 인근의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통화가치는 연이어 30% 내외로 평가 절하됐다. 

 

 

이러한 신용불안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전반에 이르게 된다. 

 

 

이는 데킬라 효과에 이어 밧 효과로 불리게 되는 사태를 일으켰다. 

 

 

그 여파로 원유 수요가 줄어들자 러시아 위기가 발생했으며, 이들 채권에 차익거래 형태로 투자했던 미국의 헤지펀드 LTCM마저 파산하기에 이른다. 

 

 

다시 한번 미국은 외생적 요인으로 유동성이 증발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이에 미국 연준은 1998년 10월부터 25bp씩 세 차례로 총 75bp의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이러한 유동성 공급이 재차 미국 경기와 주식시장을 안정시켰다.

 

 

한마디로 말해서, 외생적 요인으로 유동성이 증발했을 때는 미국 연준의 몇 차례 기준금리 인하로 유동성을 공급하여 위기를 막아낼 수 있었다. 

 

 

M·V = P·Q (M: 유동성, V: 화폐유통속도, P: 물가, Q: 수요)에서 M이 줄어들 경우 M을 그 즉시 늘리는 방법이 적중했던 것이다[도표4]. 

 

 

이것이 그린스펀풋의 참모습이다.

 

 

 

 

위기가 쉽게 진정되지 않는 경우

 

내생적 요인으로 수요가 위축될 경우 추세적 기준금리 인하에도 수요 진작까지 긴 시간 소요

 


반면,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그 위기가 쉽게 진정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이들 역시 두 가지다.

 


하나는 2001년, 다른 하나는 2007년의 사례다[도표5]. 

 

 

2001년에는 직전까지 미국 내에서 진행된 IT 관련 투자가 과잉으로 치달으며 문제를 낳았다. 

 

 

이는 수요 위축에 의하여 경기를 훼손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해당 시기 미국 연준은 6.5%에 이르는 기준금리를 1%까지 추세적으로 내렸지만, 그 위기는 상당한 시간이 지나서야 진정됐다. 

 

 

2007년에도 수년간 이어진 미국 내 주택시장 호황이 마무리되며 연쇄적인 총수요 위축이 나타났다. 

 

 

당시 미국 연준은 5.25%였던 기준금리를 연속적으로 인하하여 0.25%로 낮췄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호전되지 않자 사실상의 제로 금리를 10년 가까이 유지한 바 있다. 

 

 

그리고 이도 모자라 양적 완화라는 극단적인 유동성 확대 정책까지 세 차례나 시행하게 된다.

 

 

 

결국, 미국의 입장에서 볼 때, 내생적 요인으로 수요가 위축될 경우에는 미국 연준의 추세적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유동성에 의한 수요 진작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다. 

 

 

M·V = P·Q (M: 유동성, V: 화폐유통속도, P: 물가, Q: 수요)에서 Q가 줄어들 경우 M을 늘리더라도 이것이 Q를 끌어 올리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이다[도표6].

 

 

 

현재는 유동성 증발보다는 수요 위축의 상황

 

파웰풋이 그린스펀풋에 버금갈 정도의 위력을 지닐 것이라 기대하기에는 무리

 


그렇다면 현재 미국 연준이 진행하려는 기준금리 인하는 어느 상황에 해당할까? 

 

 

미국에 있어서, 지금 어떠한 일이 발생하여 유동성이 증발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보다는 그들의 수요에 문제가 나타나서 이를 위한 조치를 시행하려는 것이라 판단하는 게 옳다. 

 

 

다시 말해서, 지금 미국은 외생적 요인으로 유동성이 증발했다기보다는, 내생적 요인으로 수요가 위축된 경우이며, 이러한 때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는 추세적으로 진행되어도 상황이 쉽게 호전되지 않는다. 

 

 

파웰풋이 그린스펀풋에 버금갈 정도의 위력을 지닐 것이라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이다.

 


미국 수요에서의 이상징후는 다음과 같다.

 

 

아직 미국 고용시장이 호조를 보이며 임금상승이 이어지는 것은 사실이다[도표7]. 

 

 

다만, 고용이라는 후행지표 외의 다른 곳에서는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미국 경제 선순환(투자 → 고용 → 소비 → 투자)의 마찰이다.

 

 

 

[도표8]에서 보듯이 미국 설비가동률이 떨어지며 시설 투자 유인이 낮아졌다. 

 

 

이에 맞춰 그들의 자본재 신규수주 증가율이 감소하고 있다. 

 

 

일련의 현상은 시차를 두고 다시금 고용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며, 최종적으로 소비의 압박을 유발하게 된다.

 

 

 

미국의 수요 위축이 그들을 비롯한 한국 주식시장을 요동치게 만든다는 점은 당연하다. 

 

 

특히, 최근 미국의 개인소비 변화에 그들 주식시장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현재 시장 참여자들도 미국 경제의 선순환에서 마찰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경계하는 것이다[도표9].

 

 

 

그렇다면 주식전략의 관점에서는 다음을 염두에 두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

 


* 현재 미국 수요에 문제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처럼 미국 연준이 서둘러서 기준금리 인하에 돌입하는 것은 결국 유동성이 수요를 진작시키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이려는 방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후에도 기준금리는 추가 인하의 과정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는 배당주의 매력을 지속하여 높이는 결과로 귀결된다.

 


* 내생적 요인으로 수요가 위축될 경우에는 추세적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유동성에 의한 수요 진작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도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한다. 

 

 

그렇다면 주식시장 전반에서는 보수적인 대응이 유효할 것이다. 

 

 

여전히 안정적인 포트폴리오의 구축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리포트 원문 link : http://hkconsensus.hankyung.com/apps.analysis/analysis.downpdf?report_idx=53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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