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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일본경제 - 소비세 인상 & 재산업화 (한화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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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일본 경제는 분석 대상이 아니었다. 

 

 

인구 고령화([그림1])와 저성장의 장기화로 정부지출은 계속 늘어났고, 법인세 의존도가 높은 세수 구조 때문에 세금을 더 걷으면 기업활동 위축으로 경제가 더 나빠질 우려가 컸다. 

 

 

지출은 늘어나고 세금은 더 걷지 못해 정부부채가 끝없이 늘어났으니([그림2]) 한마디로 ‘답없는’ 경제였다.

 


그러나 2012년 사회보장 제도와 세제를 묶어서 개혁한 일체개혁법 통과 이후 정부부채가 GDP의 230%에서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 안정세를 찾았다([그림3]). 

 

 

일체개혁법은 당시 5%이던 소비세를 10%로 인상하는 것이 핵심이었는데, 2014년 8%로 인상한 후 경제여건 악화로 10%로 높이는 최종 인상을 2차례 연기했다가 올해 10월에 시행할 예정이다. 

 

 

이번 소비세 인상으로 사회보장 및 세제 개혁이 완성되면 일본정부는 정부부채 문제에 대해서는 한시름 놓고 본격적으로 경기부양에 나설 것이다. 

 

 

당장 소비세 인상으로 성장률이 낮아지는 내년 봄에 경기둔화를 빌미로 경기부양 카드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은데, 경제정책 방향은 중국의 ‘중국제조 2025’, 미국의 제조업 부활정책과 비슷한 일본의 재산업화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에서 배제하려는 움직임도 일본의 경제정책 방향과 연계해서 볼 필요가 있겠다.

 

 

일본은 1990년대 초반 장기불황이 시작된 이후 법인세를 낮추는 노력을 계속해왔다. 

 

 

1980년대 일본 수출기업들이 세계를 석권할 때는 법인세도 많이 걷혔지만, 1990년대부터 장기 불황에 엔화 강세까지 겹치자 부품, 소재 기업들이 아시아 다른 나라들로 공장을 옮기면서 세수도 악화되고 경제의 활력도 약화되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1988년에 세율 3%로 처음 소비세를 도입한 이후 일본에서 소비세 인상은 정치인의 무덤이었다. 

 

 

1997년 소비세를 5%로 인상했다가 하시모토 류타로 총리가 중의원 선거에서 대패하고 물러났고, 2012년에는 소비세를 인상하는 개혁법을 통과시켰다가 노다 요시히코 총리가 역시 중의원 선거에서 대패하고 정권을 자민당에 넘겨줘야 했다. 

 

 

그만큼 소비세 인상은 인기없는 정책이지만, 2014년 4월과 올해 10월 소비세 인상에 대해서는 일본 국민들이 아베 정부에 책임을 묻지 않는 분위기다. 

 

 

2012년 민주당 정부에서 여야합의로 소비세를 10%로 높이기로 했기 때문이다.

 


일본 정치권에서 소비세 인상을 ‘귀문(헬게이트)’이라고 부르면서도 강행해 온 것은 일본 경제가 다시 산업화되려면 법인세를 낮추고 엔화강세를 막는 길 이외에는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소득세와 법인세는 인상하기는 쉽지만 사람과 기업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문제가 있어서 시기를 잘못 선택하면 경제성장에 부정적일 가능성이 높다. 

 

 

반면 소비세는 도입할 때 조세저항이 거세지만 정착되면 조세저항이 약하다. 

 

 

따라서 국가간 경쟁이 심한 경제환경에서는 소비세를 인상해서 세수를 늘리고 법인세는 낮추는 정책이 효과적이다. 

 

 

[그림4]에서 보듯이 일본의 GDP 대비 법인세 부담은 3.7%로 OECD 국가들 중에서 높은 편이다. 

 

 

일본보다 높은 나라는 뉴질랜드 4.9%, 호주 4.6%, 룩셈부르크 4.6%, 칠레 4.2%, 노르웨이 4.0%, 체코 3.8%로 공장이 해외로 옮겨다닐 수 있는 제조업 국가들이 아니다. 

 

 

미국과 독일은 2.0%에 불과하다.

 

 

 

[그림5]는 전체 세수 구성에서 개인소득세, 법인소득세, 소비세 등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낸 것인데, 일본은 다른 OECD 국가들과 비교해 소비세 비중이 특별히 낮다. 

 

 

그래서 일본의 재산업화를 위해 법인세를 낮추려면 소비세를 인상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림6]에서 보듯이 일본정부는 소비세를 더 걷어서 법인세 부담을 낮추는 조치를 계속 시행해 왔다. 

 

 

증세의 목적이 복지가 아니라 재산업화에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GDP대비 정부부채비율이 더 이상 늘어나지 않을 정도로 재정이 안정되고 10월 소비세 인상으로 재정 여력이 추가적으로 생길 것인데, 일본 정부는 이를 이용해서 경기부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 사회보장과 의료 등에 대한 정부지출을 통제한 일체개혁법, 소비세 인상 등으로 추론해볼 수 있는 것은 앞으로 일본정부가 복지나 소비쪽에 더 돈을 쓰지는 않을 것이고, 경제정책 초점은 법인세 인하와 중장기적인 제조업 육성에 맞춰질 수 밖에 없다.

 


일본정부의 정책 이외에 일본은행도 재산업화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설지 주목해야 한다. 

 

 

일본의 재산업화를 위해서는 일본정부의 법인세 인하와 정책적 지원 뿐만 아니라 일본은행이 급격한 엔화강세를 막을 수 있는 힘도 갖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일본은행은 미연준이 양적완화에 나서고 유럽중앙은행이 ‘무엇이든 하겠다’며 공격적인 완화정책을 쓰던 2012~2015년 시기에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실시해서 일본정부가 발행한 국채를 대거 사들였다. 

 

 

이 때 국채매입은 일본 정부가 신규로 발행한 국채가 아니라 이미 발행되어 연기금과 보험, 은행, 가계 등이 보유하고 있던 국채를 매입한 것이었는데, 따라서 화폐증발 효과 없이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구성에 변화를 줬다. 

 

 

2012년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일본 은행의 국채 보유잔액은 390조엔 증가했는데, 이는 이 기간 일본의 GDP 평균인 530조엔의 74%에 달하는 금액이다.

 


[그림7]에서 보듯이 일본은행이 국채를 매입하면서 다른 경제주체들은 국채보유를 줄였고, 일본정부는 현금이 늘어난 투자자들에게 해외투자를 독려했다. 

 

 

그래서 [그림8]과 같이 일본의 해외투자가 전례없이 큰 폭으로 증가했고 환율이 80엔에서 120엔까지 올랐다. 

 

 

최근 미국과 유럽의 금융완화정책이 재개될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데, 일본은행도 이 움직임에 가세해서 2012~15년처럼 엔화 약세를 유도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리포트 원문 link : http://hkconsensus.hankyung.com/apps.analysis/analysis.downpdf?report_idx=532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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