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2019년 투자 전략
회복을 향한 험로의 시작
대외 변수 악화, 회복을 향한 여정의 시작
섹터 투자의견을 중립을 유지한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성장 둔화와 경쟁 심화로 2019년 자동차 업종의 반등폭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V자 회복이 아닌 회복을 향한 험난한 여정의 시작점에 위치해 있다.
첫째,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수요가 저성장 구간을 지나 역성장 구간에 접어들고 있다.
한국 자동차 업체의 주요 시장인 미국, 중국, 한국 시장의 판매 역성장이 우려된다.
유럽과 이머징 시장의 성장성은 전년비 둔화될 전망이다.
글로벌 대부분의 지역에서 올해보다 성장성이 개선되는 지역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둘째, 글로벌 경쟁 강도가 심화되고 있다.
미국과 일본 메이커의 주요 시장에서의 전략적 우위가 지속될 전망이다.
점유율 회복을 위한 현대/기아차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경쟁사들의 유연한 시장 대응과 속도감 있는 신차 출시가 오히려 두드러진다.
국내 완성차는 수익성 악화로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점차 제한되고 있으며, 규모의 비효율성으로 시장 대응 타이밍을 놓치고 있다.
셋째, 2019년은 기아차의 신차 효과가 기대된다.
2019년 현대차의 기대 신차는 쏘나타와 팰리세이드(SUV-E), 기아차는 쏘울, 텔루라이드(SUV-E), K5로 압축된다.
글로벌 세단 수요 둔화로 중형 세단의 신차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우며, 대형SUV는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한 모델이지만 미국 메이커의 시장 지배력이 강하기 때문에 초기 시장 진출에 다소 어려움이 있다.
미국 현지 생산 모델이라는 강점을 가진 텔루라이드, 경쟁차종이 없는 베스트셀러 모델 쏘울의 신차 효과가 유효할 것으로 기대된다.
넷째, 전기차 시장의 규모의 경제 확보를 위한 경쟁이 가속화 된다.
2019년 중국 NEV 규제 도입으로 전기차 의무 판매 제도가 강화되는 가운데 보조금은 점진적으로 축소되고 있다.
지금까지 많은 메이커들이 규제 최저한도에 맞춰 전기차를 생산해 왔지만,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손실이 확대되는 구간에 접어들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위한 시장 선점 경쟁이 강화될 전망이다.
2019년 연간 Top Pick으로 양호한 신차 효과와 인도 증설로 판매와 실적이 동반 개선되는 기아차(000270.KS)와 전기차 시장의 고성장과 마그나 FP&C 사업부 인수로 외형과 이익이 동반 증가할 한온시스템(018880.KS)을 추천한다.
II. 글로벌 수요, 저성장을 넘어 역성장으로
글로벌 산업 수요 둔화
2018년 글로벌 산업 수요는 전년대비 1%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LMC Automotive 집계에 의하면, 9월 누적 글로벌 자동차 수요는 지난 해 대비 1.7% 성장한 7,115만대를 기록했다.
예상보다 나쁘지 않은 흐름이지만, 9월 글로벌 수요가 8.5%나 감소했고, 10월 이후 판매 전망도 밝지 않기 때문에, 1% 초반의 성장률로 올해를 마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신차 시장이 확연하게 둔화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연평균 5%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중국 자동차 판매가 둔화되고, 이머징 시장 판매가 급락했던 2015년 2.46%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2016년 중국 정부의 자동차 세제 혜택
으로 4.7%의 성장률을 단숨에 회복했다.
2017년은 중국의 고성장과 이머징 시장의 회복이 겹치는 또 다른 고성장기를 기대했으나, 북미 시장 판매 감소와 아중동 수요 침체로 2.5%의 성장에 머물렀다.
2018년은 선진국 수요 공백을 이머징 시장의 반등이 채워줄 것으로 기대했으나, 미국 금리 인상 여파로 인해 하반기로 갈수록 이머징 시장 수요가 둔화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남미/동유럽/기타지역 수요는 각각 12.6%, 9.5%, 4.0% 증가하였으나, 3분기 들어서는 +2.1%, -2.8%, +1.2%를 기록해 반등 모멘텀이 약화됐다.
선진 시장 수요도 상고하저의 패턴을 나타내고 있으며 점차 판매 감소 기조를 보이고 있다.
저성장을 넘어 역성장으로 갈 가능성
2019년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글로벌 신차 판매가 역성장을 경험하는 해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 같다.
미국과 중국 시장의 판매가 감소하고, 유럽과 이머징 시장의 성장세는 둔화가 전망된다.
지금까지와 달리 판매 호황이 예상되는 지역을 찾기 힘든 난감한 상황이다.
2019년 판매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표적인 시장은 미국, 중국, 그리고 한국 시장으로, 모두 국내 완성차의 핵심 시장들이다.
미국 시장은 할부 금리 상승과 대중(對中)관세 부과로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부담이 점차 커지고 있다.
수요의 천장인 1,700만대에 도달한 이후, 완성차들의 전략이 물량 성장에서 수익성 강화로 돌아선 점도 한 요인이다.
중국 시장은 미중 무역 분쟁으로 인한 경기 둔화와 자산 가격 하락이 신차 수요의 발목을 잡고 있다.
2015년 중국 시장 판매 급감도 같은 해 중국 증시 폭락이 기폭제가 됐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한국 시장 전망은 세 나라 중 가장 어둡다. 기본적인 수요 베이스를 결정짓는 고용 환경이 악화되고 있으며, 자산 가격 하락, 경기 둔화, 레몬법 시행으로 인한 외부 비용 증가 등 악재가 산적해 있다.
확실한 수요 진작책 이었던 개별소비세 인하도 효과가 체감이 안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서유럽과 이머징 시장은 성장률 둔화가 예상된다.
서유럽 자동차 시장은 2014년부터 시작된 회복 싸이클의 끝자락에 위치해 있으며, 디젤 게이트로 촉발된 강화된 내연기관 규제가 2019년 전면도입 됨에 따라 성장 정체기에 들어서게 될 전망이다.
WLTP(World harmonized light vehicle test procedure)는 규제 코스트를 증가시킬 뿐 아니라, 표시 연비를 낮추기 때문에 이와 연동된 세금 부담을 가중시킨다.
실제 성능은 동일하긴 하지만 표시 연비가 낮아지는 점도 소비자의 구매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머징 시장은 미국발 금리 인상으로 인한 통화 가치 하락과 자금 유출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전히 다른 지역에 비하면 고성장을 이어가겠지만, 올해 보다는 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현대차 도매 판매: 453만대(-1.1%yoy) 전망
현대차의 2018년 도매 판매는 지난 해 대비 1.8% 증가한 459만대로 마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10월 누적 도매판매는 전년대비 2.6% 증가한 377만대를 기록했지만, 중국 기저 효과로 인해 11~12월 판매 둔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해 중국 4,5공장 동시 가동과 싸드로 인한 역대급 기저 효과가 있었음에도 중국 시장에서 10% 이하의 실망스러운 성장률을 보여줬다.
신형 싼타페는 국내에서만 신차 효과를 누렸을 뿐, 글로벌 시장에서는 통하지 않는, 최근 현대차 신차들의 전형적인 판매 패턴을 나타냈다.
2019년 도매 판매는 전년 대비 1.1% 감소한 453만대를 전망한다.
신형 싼타페의 미국 판매 부진으로 상반기까지 마땅한 신차가 없기 때문에 신형 쏘나타가 투입되는 하반기 전까지 판매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SUV 팰리세이드가 하반기에 가세할 예정이지만 기아차의 현지 생산 모델인 텔루라이드가 조기 투입되기 때문에, 큰 판매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듯 하다.
중국 시장은 올해보다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4-5공장 증설과 함께 회심의 신차들을 연이어 출시했지만 실패를 거듭했고, 2019년부터는 기존 라인업의 리뉴얼 중심으로 신차들이 출시되기 때문에 돌파구가 마땅치 않다.
국내 시장에서는 시장 판매 감소로 인한 역성장, 이머징 시장은 판매는 증가하나 성장률 둔화를 전망한다.
2019년 기아차 도매 판매: 286만대(+2.3%yoy) 전망
기아차의 2018년 도매 판매는 지난 해 대비 1.7% 증가한 279만대로 마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10월 누적 도매판매는 전년대비 2.7% 증가한 232만대를 기록했지만, 중국 기저 효과와 유럽/이머징 수요 둔화로 11-12월 판매는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판매는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지만, 유럽과 이머징 시장 판매가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고, 미국과 국내 판매가 개선됐다.
전통적으로 기아차가 약세를 보였던 세단 위주의 신차 구성으로 인해 2018년 신차 기대감이 낮았지만 K3, K9 판매가 예상밖의 호조를 보였다.
2019년 도매 판매는 전년 대비 2.3% 증가한 286만대를 전망한다.
기아차는 미국 시장에 신형 쏘울, 대형 SUV 텔루라이드, 신형 B-seg SUV 등 확실한 신차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신차들이 대거 투입된다.
인도 신공장은 9월 양산 예정으로, 2019년 연간으로는 3~5만대 수준(멕시코 공장 초기 4개월 4만대 생산)의 판매를 예상한다.
첫 투입 차종은 B-seg SUV가 될 예정이다.
국내 시장과 아중동 시장 판매 감소가 예상되지만, 유럽/러시아/멕시코 판매의 고성장세 지속으로 만회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III. 글로벌 OEM과 경쟁력 격차 확대
글로벌 OEM, 유연한 시장 대응
경쟁사들의 경쟁력이 무섭게 강화되고 있다.
미국과 일본 메이커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 호황으로 고수익을 올리고 있을 뿐 아니라 철저하게 시장에 밀착한 대응으로 주도권을 놓치지 않고 있다.
금융위기 당시 파산의 위기를 경험했던 GM, Ford, FCA는 철저한 비용 통제와 수익성 중심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미국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차종에 역량을 집중하는 유연한 라인업 정책을 실행하고 있다.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3사는 엔저에 힘입어 가격 경쟁력에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구조적 개선을 통해 시장 변화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중국 로컬 업체는 점차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에 호응해 중국 로컬 업체들의 동남아, 아프리카 현지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으며, 대중 무역 제재를 피
해서 베트남, 남아공 등 해외 공장 증설을 통한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
현대차 그룹, 뚜렷한 전략의 부재
SUV 라인업 확대만으로는 부족한 상황
현대/기아차는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SUV 라인업 확대, 제네시스 브랜드 론칭, 이머징 시장 확장과 미래차 투자 확대를 실행하고 있다.
문제는 뚜렷한 전략적 초점이 보이지 않는다.
현대/기아차는 미국 판매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SUV 라인업을 확대하고는 있지만, LT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미국 메이커들은 세단을 포기하면서까지 SUV에 올인하고 있다.
SUV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놓지 않기 위해서 세단에 투입됐던 자원들까지 SUV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으로, 신차 개발 속도, 품질 관리, 마케팅 모두에서 우위를 가져가고 있기 때문에 현대/기아차 입장에서는 격차를 축소하기가 쉽지 않다.
미국 업체들의 라인업을 살펴보면, GM은 2019년 뷰익 Encore(SUV), 실버라도 HD(Pick-up), 캐딜락 XT6(SUV), 쉐보레 블레이저(SUV) 등 4종의 LT 신차를 출시하고, 크루즈 AV(Autonomous Vehicle), 쉐보레 코벳 등 2종의 세단 신차를 출시한다.
포드는 Escape(SUV), Explorer(SUV), Ranger(Pickup), Aviator(SUV) 등 4종의 LT 신차를 출시하고, Focus 1종의 세단 신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FCA는 Dodge Journey(SUV), Chrysler 신형 중형 SUV, Jeep 신형 중형 Pick-up 등 LT 3종과 Fiat 500 1종의 세단 신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LT 차종의 신차 출시에 속도를 붙이고 중소형 라인업까지 모델을 채우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SUV 라인업 확대라는 방향성은 맞지만 느린 속도로 격차는 벌어지고 있다.
현대차 그룹의 미래 친환경차, 전기차? 수소차?
친환경차 전략의 방향성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현대차는 전기차와 수소차를 동시 개발하고 있지만, 이둘은 충전 인프라가 다르기 때문에 동시에 보급될 수 없다.
일본 업체들이 동시 개발을 진행 중이지만, 이는 일본의 특수성에 기인한다. 일본은 고립된 섬나라이면서 자연재해가 많기 때문에, 재해로 전력망이 끊기더라도 운용이 가능한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어 한다.
독일의 경우에도 재생 에너지를 주 에너지원으로 삼는 장기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수소차를 필요로 하지만, 장기 플랜인 만큼 당장 시급한 과제로 다루고 있지는 않다.
미국과 중국은 에너지 전환의 필요성이 낮으며, 미국은 세계 1위의 산유국이기도 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수소차 보급을 추진할 가능성이 낮다.
결국, 자국 수요를 전제로 수소차를 개발하는 일본과 달리 한국은 수요처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수소차에 집중하고 있다.
분산된 역량은 전기차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현재 전기차는 대중화 초입 단계로 본격적인 경쟁 양상을 나타내고 있지 않지만, 2020년 이후에는 메이커별 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다.
테슬라는 모델3의 양산을 통해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을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고, 새롭게 전기차 시장에 진입하고자 하는 신규 업체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폭스바겐은 2020년 이후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B를 활용해 연간 100만대 이상의 전기차를 판매할 계획이며, 도요타, GM 등 글로벌 상위 기업들 모두 야심찬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전기차 시장 제패를 목표로 전력질주 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는 방향성을 명확히 정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 전기차에 올인하고 있는 시장 선도 업체들을 현대차가 전기차/수소차의 투트랙 전략으로 따라잡을 수 있을지 고민이 된다.
전략적 재정비가 필요한 상황
어떻게 보면 현대차 그룹이 처한 상황은 2009년의 도요타와 닮아 있다.
도요타는 2008년 리먼 쇼크로 사상 첫 적자를 기록했고, 2009년 창업가문 3세인 도요타 아키오 사장이 취임했다.
2010년 사상 최대의 천만대 리콜 사태를 겪으면서 회사는 존립의 위기에 놓이게 됐고, 도요타 아키오 사장의 진두지휘 아래 전사적인 프로세스를 원점에서부터 재점검하는 대대적인 개혁에 들어간다.
현대차 그룹 역시 현재 실적 악화와 대규모 리콜을 경험하고 있으며, 리더십의 전환기를 맞고 있다.
지금까지 관성적으로 실행됐던 관행과 전략들을 원점에서 재점검하고, 회사의 미래를 결정한 중요한 결단을 내려야 하는 시기가 오고 있다.
도요타뿐 아니라 GM, 폭스바겐이 위기를 탈출할 수 있었던 것도 결국 결단이다.
폭스바겐은 글로벌 천만대 달성의 최대 공신이었던 클린-디젤을 버리고 전기차로의 대전환을 선언했고, GM은 북미와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 지역에서 조직을 축소하고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현대차 그룹이 정상화 되기 위해서는 위기 상황을 인식하고, 전사적인 혁신을 단행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올바른 결론을 도출해야만 하는 과제가 있다.
점차 위기 상황을 인식하고 대응을 모색하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V. 비용 절감의 한계
중소형 부품사 부실화
국내 중소형 부품사들의 수익성이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다.
시총 1조원 미만 국내 중소형 상장 부품사 82개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2015년 2조 863억원에서 2017년 8,047억원으로 61% 감소했으며, 지배주주순이익은 1조 1,125억원에서 3,060억원으로 72% 감소했다.
2015년 지배이익 기준 적자를 기록한 기업은 8개사에 불과했지만, 2017년 33개사로 불어났다.
2018년 상반기 적자 기업은 28개로 중소형 상장사 3개 중 1곳은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3분기 현대/기아차의 이익이 급감했고, 4분기에는 중국 시장 판매 감소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연간 적자 기업은 지난 해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중소형 부품사의 수익성 악화는 완성차 수익성에 직격탄이 된다.
완성차의 매출원가는 부품 매입비, 원부자재, 인건비, 감가상각비, 무형자산상각비, 기타 비용 등으로 구성된다.
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부품 매입비다.
원자재 가격 시세에 연동되는 원부자재나 매년 일정 부분 증가하는 인건비, 고정비 성격에 가까운 감가상각비와 달리 부품 매입비는 단가 인하를 통해 손쉽게 비용을 줄일 수 있다.
2015년 현대차의 부품 매입비는 연결 매출액의 48.7%를 차지했으나, 2017년에는 44.2%로 4.5%p 감소했다.
인건비 비중은 9.6%에서 9.3%로 0.3%p 감소했지만, 전체 원가율은 94.4%에서 96.7%로 2.3%p 증가했다.
비용 감축을 위한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비용 증가 요인이 더 컸던 것이다.
2015년 기아차의 부품 매입비는 매출액의 71.3%에서 2017년 70.6%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인건비 비중은 9.7%에서 10.5%로 증가했으나, 이것은 통상임금 판결 패소로 인한 비용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2016년과 2018년 상반기 기준으로는 9% 미만으로 인건비 비중이 감소했다.
하지만, 전체 원가율은 95.2%에서 98.8%로 상승했는데,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통제 가능한 비용의 비중은 줄어들었지만 외부 비용의 증가가 이를 상회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2018년 이후 원가율이 급격하게 악화됐지만, 부품 조달 비용에서 추가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여력이 크지 않기 때문에, 비용의 완충 지대가 사라지게 된다.
2차전지 가격 인상, ADAS 기본 장착 등 외부 비용 증가 요인은 덤이다.
품질 관련 비용 증가
대규모 리콜로 품질 비용이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2017년 기준 판매보증충당금 사용액은 각각 1.7조원, 1.4조원으로 합산 3.2조원이 사후서비스 및 리콜 비용으로 사용됐다.
2015년 2.1조원 대비 불과 2년 사이 48%가 증가했다.
직접적인 원인은 2016년 말 불거졌던 세타 엔진 결함이 대규모 리콜 사태로 번졌기 때문이지만, 각 국 정부의 환경 규제 강화와 소비자 단체 행동의 일반화로 리콜 횟수가 증가하는 구조적 요인도 작용했다.
2019년 1월 국내 시장에서도 한국형 레몬법이 시행이 될 예정이다.
레몬법은 인도된 지 1년 이내이고 주행거리가 2만 킬로미터를 넘지 않은 새차의 고장이 반복될 경우 자동차 제작사가 이를 교환 또는 환불해주도록 하는 강화된 소비자 보호법이다.
구체적으로 파워트레인, 핸들, 브레이크 등 주요 부위에서 하자가 발생한 경우 2회 수리 후 재발 시 교환, 환불이 이루어지며, 주요 부위가 아닌 경우 하자가 4번 발생하면 교환, 환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제도 도입 시, 완성차의 추가 비용 발생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VI. 전기차, 규모의 경제 달성이 성패를 좌우
전기차 판매, 선택이 아닌 필수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전망이다.
각 국 정부의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과 환경 규제 강화로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전기차를 판매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국은 2019년부터 전체 판매대수의 10%에 해당하는 크레딧을 메이커별로 확보해야 하는데, 평균 3점 가정 시, 45.9만대의 NEV(New Energy Vehicle)을 의무 판매해야 한다.
미국 시장에서는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10개 주에서 ZEV(Zero Emission Vehicle) 크레딧 제도를 도입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규제 강도가 매년 강해진다.
디젤 스캔들을 겪은 유럽 국가들은 내연기관 판매 금지 시점을 활발하게 논의하고 있는데, 노르웨이, 네덜란드처럼 전기차 보급 속도가 빠른 국가는 2025년부터 판매를 금지할 계획이다.
아직까지 전기차는 컴플라이언스 카(Compliance Car)에 가깝다.
팔아봤자 손해만 발생하기 때문에 규제가 요구하는 최소치만 판매하는 것이다.
GM Bolt의 경우, 초기 대당 8천달러에 가까운 손실이 발생했던 것으로 추정되며, 전기차 전문 메이커인 테슬라의 경우, 지난 3분기 모델3의 대량 생산에 성공하기 전까지 매분기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국내 완성차의 경우에도 전기차 모델 출시로 마진율 하락을 겪고 있다.
규모의 경제 달성을 위한 경쟁
2020년 이후부터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전기차 보조금이 사라질 전망이다.
일부 혜택이 부여되더라도 판매대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현재와 같은 큰 금액의 보조금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보조금 삭감은 완성차 업체의 양극화를 불러올 전망이다.
환경 규제를 위해 전기차를 반드시 판매 해야 하지만, 볼륨이 작은 메이커는 이 과정에서 대규모 적자를 볼 수 밖에 없다.
반면, 대량 생산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가지게 된 메이커는 높은 수익성을 확보하고 가격 우위를 토대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다.
테슬라가 2020년 100억 달러의 매출총이익을 얻기 위해 필요한 판매대수는, 보조금이 유지될 경우 56.3만대가 필요하지만, 보조금이 전액 삭감될 경우 97.6만대가 필요하다.
100억 달러의 영업이익을 얻기 위해서는 보조금 유지 시, 147.4만대, 보조금 전액 삭감될 시 340만대로 요구 판매대수가 약 2.3배 증가한다.
결론적으로, 보조금 삭감 이후 100만대 이상의 대량 생산 체제 확보 여부가 중요해진다.
100만대 미만의 소규모 생산자의 경우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반면에, 100만대 이상 대규모 생산자는 기존 내연기관차 이상의 마진율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폭스바겐, 테슬라 등 선도업체들이 전기차 시장에 대해 공격적인 목표를 설정하는 이유도 결국 마진율 확보를 위한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보조금 지급 규모에 민감할 수 밖에 없지만, 지금부터 대량 생산 시스템을 확보해야지만 실질적으로 경쟁 대열에 합류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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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4 - [산업/전기차, 2차전지, 자율주행] - S&T모티브, 전기차 모터 - 최근 한달간 리포트 모음
리포트 원문 link : http://hkconsensus.hankyung.com/apps.analysis/analysis.downpdf?report_idx=502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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