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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국제유가 - 저무는 OPEC, 떠오르는 미국-사우디 동맹 (삼성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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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시장의 공급 조절 역할을 수행하는 데 있어, OPEC의 영향력이 축소되고 미국-사우디 동맹의 영향력이 강해지고 있다. 



최근의 국제유가 흐름은 석유시장의 수급보다 현실주의적 국제관계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하에서는 최근 유가 하락의 원인과 석유시장을 둘러싼 국제정치 동학, 수급 요인을 점검해본 뒤 이를 통해 내년도 국제유가 수준을 전망해보고자 한다.




Ⅰ. ‘18년 4분기 유가 하락의 원인과 시사점


2018년 4분기 국제유가 하락의 원인


당사의 기존 전망과 달리 2018년 4분기 국제유가는 급락했다. 



10월 3일 배럴당 76.4달러까지 상승했던 WTI는 11월 20일 53.4달러까지 하락하며 연저점을 경신했고, 86.3달러까지 상승했던 Brent도 62.5달러까지 하락했다. 



미국의 증산과 이란발 공급 감소 영향으로 유종 간 spread는 배럴당 10달러 수준이 유지됐으나, 작년 10월 이후 플러스 수준을 이어가던 원유선물 최근월물-12개월물 spread는 두 유종 공히 최근 마이너스 전환했다.



10월 유가 하락의 주된 원인은 주요국 주식시장 하락에 따른 위험선호 위축, 미국 원유 재고 증가, 중국 경기지표 부진 및 2019년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 등에 기인한 석유 수요 둔화 우려였으며, 



11월 유가 하락에는 미국의 이란 제재 유예국 지정에 따른 공급 차질 우려 완화와 미국 원유 생산/재고 증가, 트럼프 대통령의 감산 저지 발언 등이 영향을 미쳤다.



미국의 對이란 석유제재의 예외를 인정받은 국가는 총 8개로 중국, 인도, 한국, 일본, 터키, 이탈리아, 그리스, 타이완이며, 인정된 수량은 2017년 수입의 65%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예외기간은 180일로 갱신이 가능하나, 갱신 시 다시 수입량을 65% 수준으로 줄이면서 종국에는 0에 수렴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로써 9월 중 강하게 제기됐던 국제유가의 overshooting 가능성이 낮아졌다.



미국 원유 재고는 최근 8주 연속 증가하고 있다. 



현재 4.42억 배럴로 5년 평균 수준을 넘어섰으며, 11월 둘째 주의 증가 폭은 2017년 2월 이후 최대치다. 



미국 원유 재고 증가의 원인으로 2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계절적으로 정제시설의 유지보수가 이루어지면서 가동률이 하락했고 올해 유지보수 기간이 예년대비 길어지면서 가동률의 상승 전환이 더디게 나타나고 있다. 



둘째, 지난 6월 이후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던 미국 원유 생산이 최근 급증하고 있다. 



미국 원유 생산은 연일 역사적 고점을 경신 중이다. 



11월 둘째 주 미국 원유 생산량은 하루 1,170만 배럴로 러시아와 사우디의 생산 수준을 추월했다. 



2018년 10월 초까지 이어진 유가 상승이 미국 원유 생산 증가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1월 13일, 국제유가는 전일대비 7% 하락했는데, 여기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영향을 미쳤다. 



중간선거 이후에도 국제유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자,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산유국들은 11월 11일 회의(JMMC)에서 가격 부양 의지를 드러냈고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하루 50만 배럴 수준의 수출 감축 의사를 표명했는데,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제동을 건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OPEC이 산유량을 줄이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국제유가가 더 하락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후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기존에 트럼프 대통령의 유가 우려 발언이 WTI 기준 배럴당 60달러 후반~70달러 초반 수준에서 나왔던 점을 감안할 때, 최근의 발언은 시장의 예상을 넘어서는 것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배럴당 60달러보다도 더 낮은 수준의 유가를 바라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과 더불어, 이 경우 OPEC이 더 이상 가격 방어 기제를 작동할 수 있는 cartel로서의 기능을 상실하는 게 아니냐는 회의가 제기된 것이 11월 13일 유가 폭락의 트리거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OPEC이 2016년 11월, 전향적인 감산정책을 통해 추락했던 유가를 상승시키면서 석유시장의 조정자 자리를 되찾은 지 이제 겨우 1년여의 시간이 지났다.



미국은 그 자리를 자신에게 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당사가 기존에 예상했던 것보다 큰 폭의 미국 원유 재고 및 생산 증가가 나타났고, 글로벌 주가 급락과 함께 시장의 수요 둔화 우려도 심화되었다. 



당사는 미국 원유 재고의 감소 전환이 조만간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현 재고량이 5년 평균 수준이기 때문에 재고량 자체가 critical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며, 시장의 수요 둔화 우려도 과도한 것으로 생각한다. 



미국의 對이란 제재 예외가 일부 인정되었으나, 이란으로부터의 추가적인 공급 감소가 나타날 것이라는 견해도 계속 유지한다. 



그렇다면 당사 전망이 빗나간 원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올해 2분기 이후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왔던 미국 원유 생산의 최근 급증과 



미국과 사우디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낳은 석유시장의 공급 조절 가능성이다. 



특히 후자가 최근 가격 흐름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II. 현실주의적 국제관계의 석유시장 투사


강력한 동맹,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


동맹의 역사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은 전통적 우방이다. 



이는 철저하게 각국의 이익과 필요에 의해 맺어진 것이다.



미국은 1920년대부터 석유 자원을 보유한 중동지역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으며, 1940년대 들어 이 곳을 전략적 요충지로 인식하기 시작한다. 



미국에게 있어 중동은 대소 봉쇄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안보적 가치를 가짐과 동시에 경제적으로는 석유 자원의 안정적 공급지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민주주의 정치체제와 종교적 정체성을 공유하는 미국의 최우방국 이스라엘을 보호하기 위해서도 중동은 미국에게 중요한 지역이다.



1979년 호메이니 혁명 이후 이란이 반미국가로 돌아서면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의 관계는 한층 더 가까워졌다. 



호메이니 혁명은 친미/친서방 세속주의 정권인 팔라비 왕조에 대한 이슬람주의 혁명으로 당시 이란 국민들은 미국 정부에 샤 국왕에 대한 신변인도를 요구했으며, 미국의 내정간섭에 강하게 항의하며 미국 대사관을 테러했다. 



이 사건으로 미국과 이란은 단교했고, 이란은 직간접적으로 미국의 경제제재를 받으며 국제사회에서 고립되게 된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과의 군사/경제 협력을 통해 역내 핵심세력으로 급부상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대표적인 안보 외주국가로 군사/무기 운용 등에 있어 절대적으로 미국에 의존한다. 



미국과의 동맹을 통해 안보를 보장받고, 이를 통해 지역 패권과 절대왕정체제를 유지하는 구조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자국의 안보를 상당부분 미국에 의존할 뿐만 아니라, 석유의 경제의존도가 매우 높은 지대추구형(rent seeking) 경제 모델을 가지고 있어, 필요한 재화의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한다. 



정치적으로도 전근대적인 절대왕정체제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자력으로 역내 패권을 점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하며, 이것이 시아파 종주국임과 동시에 공화정 체제이며, 강한 군사력을 가진 이란에 대해 사우디아라비아가 가지는 높은 위기의식을 설명해준다. 



이란이 정상 국가화 될 경우, 사우디아라비아는 소프트 파워와 하드 파워 모두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은 각각 이슬람의 두 종파인 수니파와 시아파의 종주국이다. 



전체 이슬람교도 중 85%는 수니파이며, 시아파는 나머지 15%를 차지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은 각 종파를 대표하여 시리아와 예멘 등지에서 대리전을 치르고 있다. 



이들은 현재 군사적으로 직접적인 대립각을 펼치고 있지는 않으나, 동맹국들의 분쟁에 개입함으로써 자국의 영향력을 넓히는 방식으로 중동 내 패권경쟁을 지속하고 있다.



두 종파 간의 갈등은 지금으로부터 약 1,400여년 전 이슬람교의 창시자이자 공동체의 지도자였던 Muhammad가 후계자를 지명하지 않은 채 사망한 것을 계기로 발생했다. 



시아파는 Muhammad의 혈육을 후계자로 삼을 것을 주장했고, 수니파는 공동체 내의 합의를 통해 후계자를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초기에는 수니파의 의견이 채택되었으나, 4대 칼리프(종교/정치 지도자)에 이르러 시아파 알리가 추대되었고 그와 그의 가족이 수니파에 의해 암살된 사건을 계기로 두 종파 간의 갈등이 본격화 되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의 갈등을 종파 대립만으로 설명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양측은 언어와 민족, 정치체제 등에 있어 현격한 차이가 있다. 



이란은 인도 유럽계 아리아인으로 페르시아어를 사용하며, 아랍족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셈족 언어인 아랍어를 사용한다. 



이란은 1979년 호메이니가 이끄는 이슬람 혁명 이후 친미 왕정체제에서 반미성향의 공화정으로 탈바꿈했다. 



이란은 중동지역에 이슬람 혁명과 공화정 체제를 수출하고자 하며, 이것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친미 왕정체제에 불안요인으로 작용해왔다.



이란의 인구는 사우디의 2배 이상으로 8천만명을 상회한다. 



30세 이하 인구비중이 60% 수준으로 잠재 구매력이 크며, 국민들의 교육 수준이 높고 여성의 사회진출도 여타 중동국가 대비 활발한 편이다. 



오랜 경제제재가 역설적으로 경제의 석유 의존도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여, 재정수지 균형 유가도 여타 중동국가 대비 낮다. 



향후 이란이 국제사회에 정상적으로 참여하게 될 경우 성장 잠재력이 매우 커, 사우디아라비아의 역내 패권국가 자리를 위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을 통해 이란을 계속 고립시키고자 한다.





9.11 테러 이후 부시 정권은 2002년 이란과 이라크, 북한을 악의 축(axis of evil)으로 규정하고 2003년 4월 이라크 전쟁을 시작했다. 



그러나 미국은 이라크 전쟁에서 사담 후세인 정권과 대량 살상무기(WMD)의 연계성을 확인하지 못했고 이라크에 민주주의 제도를 정착시키는 데도 실패했다. 



4천명이 넘는 미군이 사망했으며, 민간인의 희생이 속출하면서 중동 내 반미 감정이 높아졌다. 



설상가상으로 바그다드에 시아파 정부가 수립되면서 이라크에 대한 이란의 영향력은 더욱 커지게 되었다. 



이로 인해 사우디아라비아는 위로 이란과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으로 이어지는 시아파 초승달 벨트를 접하게 된다. 



훗날 예멘 내전에서 시아파 후티 반군이 예멘의 수도 사나를 점령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는 시아파 이란 세력에 4면이 둘러싸이게 된다.



오바마 행정부는 중동에 대한 개입을 축소하는 역외균형전략을 구사했다. 



이 지역의 정치적 갈등은 현지 세력이 직접 해결해야 한다는 스탠스로 미국의 영향력이 약해지면서 오히려 ISIL(Islamic State of Iraq and the Levant)과 같은 극단주의 세력의 발호에 단초를 제공하게 된다. 



오바마 행정부는 2015년 7월 이란 핵협상(JCPOA: Joint Comprehensive Plan of Action)을 타결시켰으며, 2016년 1월부터 對이란 서방 제재가 해제되면서 이란의 국제정치적 위상이 높아지게 된다. 



이란이 정상국가화 되기 시작하면서 이슬람 공화주의 혁명사상의 전파 가능성이 높아졌고 사우디아라비아의 위기의식 또한 고조되었다. 



여기에 유가 하락마저 겹치면서 사우디 왕실의 어려움은 가중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석유 수출에서 발생하는 재정수입으로 왕실체제를 유지해왔으며, 아랍의 봄 이후 높아진 자국민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지출을 증가시켜왔는데 저유가로 재정수입이 줄어듦에 따라 보조금을 삭감하는 과정에서 민심 이탈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바마 정권과 달리 공화당 강경파 노선을 견지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왕정과의 연대를 공고히 하는 한편 이란을 강력히 견제했다. 



사우디에서는 Muhammad bin Salman (이하 MBS) 왕세자가 실질적 권력자로 부상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밀월관계가 이어졌다.



IAEA가 이란의 핵협정 이행을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5월 JCPOA를 탈퇴했다. 



핵협정이 이란의 미사일 개발을 규제하는데 한계가 있고, 일부 금지조항의 경우 2025년에 제한이 풀리는 일몰조항을 가지고 있어 미국의 국익에 반하는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11월 5일, 이란 석유 제재가 재개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제재에 사우디아라비아는 증산으로 화답했다. 



이란 제재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하자, 사우디아라비아는 증산 의지를 강하게 밝히며 이란 제제 시행 전, 선제적으로 생산을 늘리기 시작했다. 



이는 OPEC의 실질적 리더로서 석유시장의 수급과 가격을 조절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동시에 미국의 오랜 맹방으로서 중간선거 전 고유가를 유발하지 않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그러던 중 카쇼기 피살사건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면서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의 도움이 절실해지게 된다.









카쇼기 피살 사건; 또 한번의 상부상조


자말 카쇼기(Jamal Khashoggi)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언론인으로 지난 수년간 사우디 왕실과 MBS 왕세자를 비판해왔다. 



미국으로 망명하여 워싱턴포스트의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했던 그는 터키 이스탄불에 체류 중 전부인과의 이혼 서류를 처리하기 위해 터키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 들어간 뒤 실종됐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그가 사우디 영사관 내에서 살해됐다며, 그 배후에 사우디 왕실이 있고 자신들이 관련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국제사회의 비판이 잇따랐다. 



MBS가 주도하던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Future Investment Initiative)에 참석키로 했던 주요 인사들이 불참을 선언했다. 



MBS가 추진 중인 경제 개혁 Vision 2030에 대한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도 재검토 되기 시작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의회의 초당적 비판이 나오기 시작했다.



사건 초반, 사우디아라비아는 왕실이 카쇼기의 사망과 무관함을 주장했으나, 터키 에르도안 대통령은 사우디 영사관을 수색할 것을 지시하고 카쇼기가 살해되었다는 상당한 증거가 발견되었다며 사우디를 강하게 압박했다.



터키 검찰은 카쇼기가 영사관 진입 후 교살 당했으며, 시신이 해체되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고 에르도안 대통령은 카쇼기의 살해가 사우디 최고위 지도부에서 지시되었음을 주장했다. 



사우디가 사건에 연관된 5명에게 사형을 선고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으나, 터키는 이 같은 사우디 법무장관의 처리에 불만족한다며 자신들이 오디오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경제제재와 유가 상승으로 경상수지 악화 및 물가 상승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온 터키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제적 지원과 미국의 제재 해제를 얻어내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독재와 인권문제로 국제사회의 강한 비판을 받아온 에르도안 대통령의 이미지 개선과 중동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도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실제로 터키는 카쇼기 사건이 발생한 뒤, 반정부 세력을 도운 혐의로 자신들이 2년여 간 감금했던 미국인 목사를 석방했으며 그 대가로 11월 2일, 미국으로부터 제재 해제를 얻어낼 수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도 사우디를 제재해야 한다는 대내외 압박에 직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건 초기에는 다소 모호한 태도를 취했으나, 여론이 거세지고 터키가 카쇼기의 애플 워치로 녹음된 파일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자, 사우디아라비아와 카쇼기의 사망이 관련되어 있을 경우 ‘심각한 처벌’이 있을 것이라며 발언의 수위를 높였다. 



11월 18일,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 내에 카쇼기 사건과 관련된 CIA의 보고서 전문을 공개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11월 20일,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된 성명을 발표했다. 



당일 국제유가(WTI)는 전일대비 약 6%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에서 MBS와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제재를 하지 않고 이번 사건을 마무리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성명서는 “The world is a very dangerous place!”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그 다음 문단에서부터 사우디와 미국의 공동의 적, 이란에 대한 비판이 이어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중동 전체에서 여러 미국인과 그밖에 무고한 사람들을 죽였다며, 이란을 세계 최고의 테러 지원국으로 간주하고 이에 대한 대응에 있어 사우디아라비아가 필요함을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미국이 받는 4,500억 달러의 투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투자로 수십만 개의 일자리 창출이 예상되고 4,500억 달러 중 1,100억 달러는 무기 구입에 쓰일 것인데, 미국이 (사우디 제재의 일환으로) 무기 계약을 취소한다면 러시아와 중국이 수혜자가 될 것이기 때문에 어리석은 일이 될 것이다.



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은 카쇼기에 대한 범죄는 끔찍하고 미국이 용납하지 않는 범죄지만, 이미 살인에 가담한 자들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취했다며, MBS 왕세자를 옹호했다. 



살만 국왕과 MBS는 카쇼기 살인의 계획이나 실행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MBS가 알았을 수도 있지만 ‘몰랐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 문단은 유가와 석유시장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해준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주요 산유국으로, 미국과 긴밀히 협력해왔고 유가를 합리적인 수준으로 지켜달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응해왔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이 사우디와 왕실에 대한 제재를 하지 않는 대신 사우디가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수준의 유가 안정을 제공할 것이라는 점을 강하게 시사한다.



20일의 유가 급락은 미국의 사우디 지지로 12월 6일 산유국 회의에서 감산 결정이 내려지지 못하거나, 결정 되더라도 감산량이 유가 상승을 야기할 정도로 충분치 않을 것이라는 해석에서 비롯된 것이다.



성명서는 유가 안정과 공동의 적인 이란에 대한 대응, 자국에 대한 사우디의 투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제재를 하지 않고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것이 미국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각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유가는 어느 수준일까?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피하고 싶은 것은 빠른 금리인상으로 2020년 재선 전에 경기가 overkill 되는 것이다.



이는 성장 친화적 감세와 규제 완화로 경기를 부양코자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사에 반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수 차례 Fed를 강력히 비판해왔다. 



공공연하게 자신을 저금리주의자라고 칭하며, 자신은 조금이라도 경기가 둔화되는 것을 원치 않고 현재 Fed의 금리인상 속도는 빠르며, 최근의 주가 하락도 연준의 금리 인상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Fed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통제되지 않는다.



Fed는 금리인상을 멈추지 않는다.



오는 12월까지 2018년에만 총 4차례의 금리인상이 예상된다. 



이는 Fed의 dual mandate인 완전 고용과 물가목표(Core PCE 기준 전년대비 2%)를 이미 달성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2017년 상반기에 이미 완전고용을 달성했고 2018년 상반기 중 핵심인플레이션도 목표수준인 2%에 도달했다. 



이에 따라, FOMC 참여자들 사이에서 더 이상 통화정책 기조를 완화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으며, 좀 더 중립적인 수준으로 복귀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실업률이 자연실업률 수준을 하회하기 시작하면서, 노동시장에서 임금 상승 압력도 높아지기 시작했다.



미국의 시간당 임금상승률은 2018년 10월 전년대비 3.1%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3%대에 진입했다. 



당사는 2019년 말 기준 미국의 실업률이 3.3% 수준까지 추가로 하락하면서 임금상승률이 전년대비 3.3~3.5%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 



노동시장 호황과 이에 따른 임금상승 압력은 Fed의 금리인상을 가속화 시키는 요인이다.



물가 상승을 완화시킴으로써 금리인상 사이클을 더디게 진행시키기 위해서는 국제유가의 하향안정화가 필요하다.



미국은 카쇼기 사건을 무마해주는 반대급부로 사우디아라비아에 유가의 하향 안정을 위한 공급 조정을 요청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미국이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와 더불어 3대 산유국이 된 지금, 한 없이 낮은 유가가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될 리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유가 수준은 한 없이 낮은 유가가 아니라 미국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되는 수준의 유가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마찬가지다.



사우디는 경제의 석유 의존도가 매우 높은 지대추구형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어, 미국이 요청한다 한들 유가가 한 없이 낮아지도록 생산량을 늘릴 수 없다. 



결국 두 나라가 모두 합의점을 찾을 수 있는 수준에서 유가가 형성되도록 생산량을 조절할 가능성이 높다. 



그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미국 E&P 기업들이 신규 유정을 시추할 때 이익을 낼 수 있는 유가 수준은 평균적으로 WTI 기준 배럴당 50달러 중반이다. 



WTI의 2018년 ytd (11.21日) 평균은 배럴당 66달러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속화 시키지 않으면서 동시에 E&P 산업이 이익을 낼 수 있는 유가 수준은 WTI 50달러 중반에서 60달러 중반이다.




2018년 사우디아라비아의 재정균형 유가는 배럴당 70달러 수준이다. 



유종간 spread를 감안 시 이를 WTI로 환산하면 60달러 초반이 될 것이다. 



즉 사우디아라비아는 60달러 초반 수준의 유가라면 감내할 수 있을 것이다. 



석유시장의 또 다른 주요 플레이어인 러시아 입장에서도 이 정도 수준의 유가는 적정하다. 



최근 푸틴 대통령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선을 유지하는 게 러시아에게 좋다고 발언했다. 



유종 간 spread를 감안할 때, 이는 WTI 기준으로 60달러 수준이다.






III. 석유시장 수급 분석 및 전망


OPEC+ 공급 현황 및 전망


이하에서는 OPEC과 러시아 등 2017년부터 함께 생산정책을 펼치고 있는 집합체를 가리켜 OPEC+로 칭한다. 



OPEC+는 2017년 1월부터 감산에 돌입, 국제유가를 반등시키는데 성공했다. 



그러던 중 2018년 6월 산유국 회의에서 152%에 달하던 감산 이행률을 100% 수준에 맞추기로, 즉 5월 대비 증산하기로 합의했는데 이는 이란과 베네수엘라발 공급 차질이 예상되면서 유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시장 안정을 꾀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후 OPEC+는 결의대로 산유량을 늘리기 시작한다.



2018년 5월 하루 3,215만 배럴이었던 OPEC 산유량은 10월 하루 3,258만 배럴까지 증가했다. 



이는 6월 회의 이후 신규 편입된 Congo의 산유량을 제한 값이다. 



증산에 가장 크게 기여한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로 동 기간 동안 하루 64만 배럴 증산했다. 



OPEC+에서 증산 여력이 가장 큰 국가가 사우디였기 때문에 이는 필연적인 결과다. 



그밖에 UAE, 이라크, 리비아 등의 증산도 두드러졌다. 



반면 동 기간 동안 이란과 베네수엘라 생산은 감소했다. 



이란의 산유량은 하루 53만 배럴 줄어들었으며, 베네수엘라는 22만 배럴 감소했다. 



OPEC+의 주요 산유국인 러시아는 하루 37만 배럴 증산했다.



최근 국제유가의 하락세가 가파르면서, OPEC+의 생산정책이 지난 2014년 11월 당시와 같이 시장 점유율 우선 정책으로 회귀한 것이 아닌가 하는 시각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당사는 이같은 주장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단하는데, 최근 OPEC+의 증산은 6월 회의에서 논의한 사항을 그대로 지킨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6월 회의에서 산유량을 늘리기로 한 것은 기 서술한 바와 같이 시장의 예상되는 공급 차질에 선제적으로 대응함으로써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한 것이었지,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 



이 말인즉슨 가격이 지나치게 하락하거나 상승할 경우 산유국의 대응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것이다. 



최근 유가가 급락하자, 이들은 11월 11일 산유국 회의에서 가격 안정을 위해 다시 산유량을 줄일 것을 논의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는 하루 50만 배럴의 수출 감축 의지를 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동을 걸기는 했으나, OPEC+의 시장 안정 의지는 아직 유효하다.






미국의 對이란 석유 제재는 11월 5일 재개되었으며, 이에 앞선 5월부터 이란 원유 수출 및 생산 감소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국은 7월부터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지 않았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원유 수입을 계속할 것으로 여겨졌던 유럽과 인도가 수입 물량을 현격히 줄였다는 데 있다. 



당초 시장은 미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이란산 원유수입의 감소를 예상했으나, 인도와 유럽의 수입이 제재 전부터 빠른 속도로 감소하기 시작하자 유가도 급등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이란 제재 영향으로 대금 결제 및 보험, 신용장 개설 등의 어려움을 겪음에 따라 실무적으로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줄일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유가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은 제재 전 8개 국가에 대한 일부 예외를 발표했다. 



예외를 적용받은 국가는 총 8개로 중국, 인도, 한국, 일본, 터키, 이탈리아, 그리스, 타이완이며, 인정 수량은 2017년 수입의 65%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예외는 180일간 적용되며 갱신 가능하나, 갱신 시 다시 수입량을 65% 수준으로 줄이면서 종국에는 0에 수렴하는 방식이다.



미국의 국방수권법 1245조는 이란산 원유 수입을 상당한 규모로 감축한 것으로 (significant reduction of their volume of crude oil) 미국 대통령이 인정할 경우 해당 국가에 대한 예외가 인정되어 180일간 원유 수입을 허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 타이완의 경우 해당 조항에 의거하여 예외 적용을 받은 것으로 보이며, 인도는 9월 유가 급등에 따른 경상수지 적자 우려 및 루피화 약세 심화 등 현실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이 추가적으로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해당 국가들은 이란에 직접 자금이 전달되는 것을 막기 위해 escrow 계좌를 이용함으로써 해당 자금이 이란의 식료품이나 의약품 구매에만 사용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미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 제재 예외국 지정으로 국제유가의 overshooting이 나타날 가능성이 낮아진 것은 사실이나, 이것을 이란발 공급차질 우려의 완전한 해소로 해석하긴 어렵다. 



기존 수입 전량이 인정된 게 아닌데다 180일마다 다시 수입량을 조절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제재의 영향은 오바마 행정부 당시보다 클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이유는 당시 제재 예외를 인정 받은 국가가 20여개국에 달한 반면 이번에는 8개국에 그쳤기 때문이다. 



2012년 제재로 이란의 원유 생산은 하루 100만 배럴 가량 감소했다. 



반면 미국이 JCPOA의 탈퇴를 발표한 올해 5월 대비 10월 이란의 산유량은 하루 40만 배럴 줄어들었다. 



추가 감소가 유력하다. 



당사는 이란의 원유 수출이 10월 하루 157만 배럴에서 연말까지 139~100만 배럴 수준으로 감소할 것을 예상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산유량은 연중 감소하고 있다. 



국내 경기 침체, 미국 제재, 관련 시설 압류 등이 생산 감소의 주된 이유다. 



베네수엘라의 경제성장률은 2016년 전년대비 -16.5%, 2017년 -14.0%, 2018년에는 -15.0%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 상승률도 기록적이다. 



IMF는 올해 베네수엘라의 물가 상승률이 전년대비 100만%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국가 디폴트 위험으로 베네수엘라는 석유시설의 유지보수 및 석유노동자의 임금 지급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것이 석

유 생산 및 수출 감소로 연결되고 있다. 



베네수엘라 국영석유기업인 PDVSA는 최근 7개 회사와 자국 내 유전개발 계약을 체결했으나, 이들 회사의 기술력이 검증되지 않았고 계약 내용도 불투명해 본 계약으로 생산량이 의미 있게 증가할 가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2018년 4월, 국제중재재판소는 2007년 당시 베네수엘라 차베스 정권이 유전 프로젝트 2개를 강제 국유화한 사건으로 ConocoPhillips에게 배상할 것을 판결했으나, 배상이 진전되지 않자 석유 저장, 운송 터미널 등의 자산이 압류처리됐다. 



이 사건 역시 베네수엘라의 생산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량은 10월 하루 119만 배럴에서 연말 100만 배럴 수준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OPEC+의 다음 회의는 2018년 12월 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최된다. 



최근 유가 급락으로 시장은 하루 100~140만 배럴 가량의 감산을 기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감산에 반대한다는 트위터를 올린 바 있고 러시아도 감산 동참에 다소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감산 결정이 이뤄질 수 있을 지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나, 시장의 기대가 형성된 상황에서 감산 결정이 내려지지 않을 경우 유가의 추가 하락이 예상되는데다, 이 경우 미국 E&P 기업들의 이익이 훼손되고 OPEC 산유국들의 재정균형수지 유가도 큰 폭으로 하회할 수 있어 감산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 



다만 감산량은 상기한 바와 같은 정치적 이유로 시장 기대를 넘어서기 어려워 보인다. 



즉 국제유가의 큰 상승 반전을 불러일으키는 데 충분한 만큼의 감산 결정이 내려지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OPEC+의 감산 결정은 현재의 수급상황을 개선하는데 시차를 두고 기여할 것이다. 



러시아는 감산에 적극 동참하기보다는 GCC 국가들의 감산에 무임승차하고자 하는 욕구가 더 큰 것으로 판단된다.



2019년 하반기, 이란산 원유 수입제재 유예국들의 갱신 시점이 도래하게 된다. 



이 때 시장에 추가 적인 공급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에 OPEC+는 2019년 5월 회의에서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며 시장 공급의 조절자 역할을 수행하고자 할 것이다. 



이 과정을 주도하는 것은 사우디아라비아가 될 것이며, 여기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저유가 의지가 상당부분 반영될 것이다.







미국 공급 현황 및 전망



미국 증산 속도가 최근 다시 가팔라졌다. 



2018년 6월부터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던 미국 원유 생산은 10월 넷째 주부터 완연한 증가세로 전환됐다. 



2018년 9월까지 이어진 유가 상승 영향이 미국 원유 생산 급증으로 가시화 되고 있다. 



11월 둘째 주 미국 원유 생산은 하루 1,170만 배럴로 역사적 고점 수준이다. 



미국 원유 생산은 주로 Permian 분지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다. 



올해 6월부터 불거진 미국 원유 생산의 병목현상은 Permian 분지의 송유관 용량 부족, 노동자 부족, 비용 상승 등에서 비롯된 바 크다. 



2018년 2분기 Dallas Energy Survey 결과에 따르면 Permian 분지에서 생산활동을 영위하는 oil&gas 기업은 해당 지역 생산을 단기적으로 제약하는 원인 1위로 송유관 용량 부족 문제를 꼽았다. 



3분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같은 현상은 2019년 하반기 중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2019년 하반기 미국의 증산이 더욱 가파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미국 원유 생산의 선행 지표인 원유 리그 수도 완만한 속도로나마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11월 둘째 주 미국 원유 리그 수는 888개로 전월대비 27기 증가했다. 



원유 리그 수의 지역별 추이를 살펴보면, 생산성이 높은 Permian 분지를 중심으로 증가세가 뚜렷하다. 



이는 원유 리그 수의 증가세가 과거대비 완만한 속도로 나타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산은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것에 대한 해답을 제공한다.



2017년 하반기 이후 OPEC+의 감산 효과가 가시화 되기 시작했고, 미국의 JCPOA 탈퇴로 이란발 공급 차질 우려가 불거졌다. 



반면 미국의 증산은 계속되었다. 



이 같은 사건들은 WTI와 기타 유종 간의 spread 확대를 야기했다. 



Brent와 WTI의 가격 spread는 6월 중 배럴당 11.4달러까지 확대된 뒤 최근까지도 10달러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의 유가 급락에도 spread는 축소되지 않았다.



이는 미국 원유 수출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종 간 spread 확대에 더해 미국 내 에너지 수출 인프라가 개선되고 있는 점도 미국 원유 수출 증가의 원인 중 하나다.



미국의 주요 수출 항구인 Loop항(Louisiana offshore oil port)은 당초 대형 유조선의 접안이 불가했으나, 올해 초 확장 공사 이후 VLCC급 유조선의 접안이 가능케 되었다.



Permian 분지에서 생산된 원유를 미국 걸프만 지역으로 연결하는 송유관도 증설 중에 있다. 



이또한 미국 원유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중국과 일본, 한국 등 주요 에너지 구매자들은 유연한 구매 절차와 도입선 다변화 및 대미 무역수지 흑자 폭 축소 필요성 등으로 미국산 에

너지 수입을 늘릴 것으로 예상되며, 실제로 아시아 지역의 미국산 원유 수입 물량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원유 재고는 최근 8주 연속 증가했으며, 11월 둘째 주 데이터는 5년 평균 수준을 상회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10월 초 이후 유가 하락의 주된 원인이다. 



미국 원유 재고는 EIA에서 주1회 발표하는 것 외에 전문가 서베이 결과가 나오며, API에서도 해당 데이터를 발표한다. 



그 바람에 국제유가는 미국 원유 재고 증가라는 단일 사유로 일주일에 최대 3차례의 하방 압력을 받아야 했다. 



최근 미국 원유 재고 증가는 계절적 요인에 따른 정제시설 가동률 하락에 더해, 미국 원유 생산이 급증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인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 내수와 수출은 여전히 견고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재고 증가의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 



당사는 계절적으로 미국 원유 재고의 감소 전환 시점이 수 주 내에 도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현 재고량이 여전히 2015~17년 수준을 하회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나, 미국의 증산이 현재 속도로 계속될 경우 내년 1분기에 다시 한번 미국 원유 재고 증가발 유가 하락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









석유 수요 전망


석유 수요는 통상 경기에 연동되는 모습을 나타낸다. 



미-중 무역분쟁 심화와 Fed 금리인상 지속, 중국 경기둔화 우려 등 위협요인이 중첩되면서 글로벌 경제 및 금융시장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고 이것이 석유 수요 둔화 가능성으로 연결되면서 최근 유가 하락의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당사는 시장의 경기 둔화 우려를 과도한 것으로 판단하며, 2019년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전년대비 3.7%로 2017~18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석유 수요 역시 견고한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며, 지난 수 개월간 진행된 주요 전망기관의 석유 수요 하향조정도 일단락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2019년 하반기로 갈수록 미국의 재정자극 크기가 축소되고 Fed의 금리인상 경로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가 조정되면서 경기흐름은 상고하저의 형태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일부에서 제기되는 미국 경기 침체의 가능성은 소위 'fiscal cliff' 전망에 근거해 이루어진 것이다. 



이 같은 주장이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는 정부의 경기부양책을 제외할 경우 민간부문의 경제성장 기여도가 1% 미만에 불과하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그러나 미국 민간 내수의 경제성장 기여도는 금융위기 직후의 3년 평균 2.3%pt에서 최근 3년 간 평균 2.6%pt까지 지속 상승하고 있다.



이는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아니더라도 미국 경제가 최소한 잠재성장률 수준인 1.8~2.0% 내외의 확장국면을 유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당사는 노동시장 호황과 저축률 하락에 따른 임금 및 소비 증가, 완만한 설비투자 증가, 주거용 투자의 점진적 회복을 예상하며, 이에 2020년까지 미국 경기의 침체가 현실화 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



미-중 무역분쟁의 경우 아직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나, 당사의 기본 시나리오는 2019년 중 기존 2,000억 달러의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상향조정(10→25%)할 확률이 50%, 여기에 더해 나머지 2,760억 달러에 대해서까지 관세 부과할 확률은 30%인 것으로 가정한다. 



만약 미국의 예고대로 관세율 상향조정과 추가 관세 부과를 병행할 경우, 중국은 디레버리징과 구조개혁을 중단하고 전통적인 경기부양책으로 회귀해야 할 것이다. 



미국도 지난 2018년 10월 중순에 확인된 바와 같이, 무역 분쟁이 심화될 경우 증시가 재차 급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2020년 대선을 앞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금융여건의 급격한 악화를 통해 자칫 경기침체를 유발할 수 있는 조치는 시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2018년 11월 30일~12월 1일로 예정된 미-중 정상 회담에서는 관세율 상향 및 추가 관세 부과를 당분간 유예할 명분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장기적으로 미-중 무역분쟁은 2019년 중 일시적 소강국면에 진입한 뒤 2020년 말 대선을 앞두고 재차 對중 압박수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에는 미국의 금융시장, 특히 주식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는 관세율 상향 및 추가 관세부과 보다는 개별 산업이나 기업에 대한 선별적

이고 국지적인 제한 강화의 형태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





중국 경제성장률은 2018년 6.6%에서 2019년 6.3%로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나, 석유 수입은 견고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원유 수입은 2016년 11월부터 2018년 9월까지 23개월 연속 월간 3,000만톤을 상회하고 있으며, 올해 1월에는 4,064만톤으로 역사적 고점을 경신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중국의 석유 생산은 현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항공산업 등의 발전으로 석유제품 수요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저유가 장기화와 유전의 노후화, 공급측 구조개혁 영향으로 중국 석유 생산은 여전히 부진한 반면 내수는 증가 추세에 있다. 



이에 중국의 원유 수입은 여전히 견고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환경 규제와 유럽의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에 따른 전기차 판매 증가가 2019년 석유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한다. 



IEA는 최근 발표한 2018년 World Energy Outlook 보고서에서 세계 석유수요가 2040년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화물, 항공, 석유화학 부문의 수요 증가가 대체연료 전환 및 연비 개선에 따른 수요 감소를 상쇄할 것이란 분석이다. 



British Petroleum 역시 교통/운송 부문을 중심으로 석유 수요의 증가세가 2035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으며, 대체 에너지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석유가 전체 에너지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35년까지 30% 이상일 것으로 전망했다.





Ⅳ. 2019년 국제유가 전망


당사는 최근 국제유가의 흐름이 석유시장의 fundamental보다는 정치적 요인에 보다 연동된 것으로 판단한다. 



이에 석유시장 공급의 key player인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타겟팅하는 국제유가의 range를 예상한 뒤, 여기에 당사의 수급 전망을 더함으로써 내년 유가를 전망해보았다.



2019년 WTI 기준 국제유가 range를 배럴당 50~70달러로 제시하며, 하반기 유가가 상반기 대비 낮을 것으로 전망한다.



연평균은 배럴당 60달러로 2018년의 66.7달러대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증산이 지속되면서 기타 유종과의 spread는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의 국제유가 하락은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정치적 상황이 맞물린 결과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피하고 싶은 것은 빠른 금리 인상으로 2020년 재선 전 경기가 overkill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 차례 Fed를 비판해왔으나, Fed는 금리인상을 멈추지 않았다.



Fed의 dual mandate인 완전 고용과 물가 목표(Core PCE 기준 전년대비 2%)가 이미 달성됐기 때문이다. 



실업률이 자연실업률 수준을 하회하기 시작하면서 임금 상승 압력도 높아지기 시작했다.



이는 Fed의 금리인상을 가속화 시키는 요인이다. 



물가 상승을 완화시킴으로써 금리인상 사이클을 더디게 진행시키기 위해서는 국제유가의 하향안정화가 필요하다.



카쇼기 사건을 무마해주는 반대급부로 사우디아라비아에게 유가의 하향안정을 위한 공급조정을 요청했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속화 시키지 않으면서 동시에 E&P 산업이 이익을 낼 수 있는 유가 수준은 WTI 50달러 중반에서 60달러 중반 수준이며, 사우디아라비아의 재정균형 유가는 WTI 환산 시 60달러 초반이다. 



러시아 입장에서도 WTI 기준 60달러는 적정한 수준이다.



단기 주요 이벤트로 OPEC+의 회의가 2018년 12월 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최근 유가 급락으로 시장은 하루 100~140만 배럴 가량의 감산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감산에 반대한다는 트위터를 올린 바 있고 러시아도 감산 동참에 다소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감산 결정이 이뤄질 수 있을 지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나, 시장의 기대가 이미 형성된 상황에서 감산 결정이 내려지지 않을 경우 유가의 추가 하락이 예상되는데다, 이 경우 하락한 유가 수준이 미국 E&P 기업들의 이익을 훼손하고 OPEC 산유국들의 재정균형수지 유가도 큰 폭으로 하회할 가능성이 있어, 감산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감산량은 정치적 이유로 시장 기대를 넘어서기 어려운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즉 국제유가의 큰 상승 전환을 불러일으키는 데 충분한 만큼의 감산 결정이 내려지지는 않을 것이다.



2019년 상반기 국제유가는 하루 100만 배럴 수준의 OPEC+ 감산과 이란 제재 효과의 가시화로 현재 대비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당사는 현재 유가 수준에 반영된 석유 수요 둔화 우려를 과도한 것으로 판단하며, 2019년 글로벌 경제성장률을 전년대비 3.7%로 2017~18년과 유사한 수준으로 예상한다. 



이에 따라 석유 수요 역시 견고한 증가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2019년 하반기에는 미국의 재정자극 크기가 점차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고, Fed 금리인상 경로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가 조정되면서 신흥국 우려가 재차 불거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여기에 미국의 증산도 하반기 중 Permian 분지의 송유관 용량 부족 문제가 완화됨에 따라 가속화 될 가능성이 있어, 하반기 국제유가 수준을 상반기 대비 낮게 전망한다.









리포트 원문 link : https://www.samsungpop.com/common.do?cmd=down&saveKey=research.pdf&fileName=3020/2018111919382500K_01_11.pdf&contentType=application/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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