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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석유시대 Peak-out 이후 - 50년만에 나타나는 석유 수요 감소 시대 (메리츠종금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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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이전은 석탄 중심으로 진행된 산업화 과정이었다. 



그래서 석유가 중요하긴 하지만, 죽자 살자 달려들 문제는 아니었다. 



힘의 격차가 명확한 상황에서 영국과 미국이 가진 석유 자원에 대한 패권은 흔들림 없이 확장됐다. 



Seven Sisters가 지배하는 시대에서 산유국은 생산, 가공, 유통에 대한 결정권을 가지지 못한 채세금 등의 형태로 일정 수준의 이익만 배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1970년대 중반 이후 미국의 석유 자급률이 100%를 하회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석유 잉여 시대는 끝났다. 



여기에 산업화 진행 과정에서 기초 에너지원이 석탄에서 석유로 넘어가면서, 본격적으로 석유시대 또는 산유국 시대가 시작됐다.



당시 전세계는 공급 불안이 즉각적인 가격 급등으로 연결되기에 충분할 정도로 석유에 대한 의존도가 이미 높아져버렸다.



1960년 OPEC 창설 이후에도 헤게모니를 가져가지 못했던 산유국들이 본격적으로 발언권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Seven Sisters는 테헤란 협약 등에 따라 이익 배분 비율이 약화되기 시작했고, 가격결정권은 OPEC으로 넘어갔다. 



지난 50년간 원유 시장의 변동성은 피로 점철된 중동 역사에서 안정적인 원유 수급이 가능한가에 관한 문제였다. 



중동 산유국 대부분이 전쟁 또는 반란을 겪어왔고, 지금도 일부 국가의 내전이 진행 중이다. 



1970년대 중동의 종교전쟁, 내란, 반미와 반영 등은 공급 불확실성을 만들었다. 



공급에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전 세계는 원유 확보 공포에 짓눌렸다. 







1 차 오일쇼크(종교전쟁)와 2 차 오일쇼크(공포의 기억) – 고유가


1차 오일쇼크는 아랍과 이스라엘의 4차 중동전쟁(종교전쟁) 과정에서 시작됐다.



아랍권은 서구 세력의 개입을 방지하기 위해 감산 및 금수 조치를 시행했고 전쟁이 끝난 이후에도 감산을 지속했다.



중동의 감산으로 유가는 $3에서 $13 수준으로 급등했다. 



당시 전세계에서 가장 큰 고통을 받은 국가는 미국이다. 



이 3년간 미국의 GNP는 역성장했다. 



아마도 이후 미국이 중동 지역에서의 원유 패권을 절대 놓치지 않으려고 실행한 극단적인 정책 역시 이 고통에서 출발했을 것이다.



2차 오일쇼크는 이란 혁명(or 이슬람 혁명)에서 출발했지만, 실질적인 수요와 공급의 영향보다는 1차 오일쇼크 당시 공포의 기억이 비이성적인 두려움으로 연결된 결과다.



이란 혁명은 석유의 저주라고 하는 부정부패, 불평등, 빈민 확산이 결국 시위와 쿠데타, 정권 교체로 나타난 사건이다. 



이후 이란은 반미와 원리주의 중심의 이슬람 사회로 돌아갔다. 



이란 혁명은 시아파와 수니파 간 갈등, 친미와 반미, 이슬람 원리주의와 사회주의, 왕정에 대한 도전 등 중동 전체로 확산될 수 있는 위험 요소

들을 부각시켰다.



가장 큰 공포는 파급 경로를 모른다는 점에 있었다. 



과거와 달리 아랍 국가들 내에서도 복잡한 갈등 구조가 나타났으며, 서방과의 관계, 이스라엘, 냉전 시대 등이 결국 극단적인 재고 확보 경쟁으로 이어지면서 유가는 $30을 넘어섰다. 




Non OPEC 의 확장 – 저유가


중동 원유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수요 국가의 노력은 다양한 형태로 진행됐다.



신규 에너지원 개발에 성공하기도 하고, 때로는 유가가 하락하면서 개발을 멈추기도 했다. 



또는 다른 형태의 문제가 드러나면서 대응 정책이 폐기되기도 했다.



20년 이상 사우디 석유부 장관을 역임하면서 OPEC의 대부로 알려진 Yamani는 ‘석기 시대는 돌이 없어서 끝난 것이 아니다. 



석유 시대는 석유가 고갈되기 전에 끝날 것이다.’라고 했다.



산유국의 과도한 탐욕과 고유가 정책은 결국 신규 유전 또는 신규 에너지원의 개발을 가속화 시킬 것이며, 결국 산유국들이 모든 석유를 써먹기 전에 석유시대가 Peak-out 할 것을 우려한 발언이다.



실제로 영국은 중동에서의 패권을 상실한 이후 북해 유전 개발에 성공했다. 



1975년 이후 Brent 유전에서 Forties 송유관을 통해 공급이 시작됐다. 



미국은 알래스카 유전 개발, 셰일 오일 개발 또는 원자력 확대 등을 추진했다. 



프랑스는 원유와 독립적인 에너지원인 원자력 발전에 집중해 2016년 세계 2위 원자력 발전국이 됐다.



오일쇼크 이후 Non OPEC에서의 신규 유전 개발 또는 대체 에너지원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유가가 하락하기 시작하자, 사우디는 80년대 중반에서 90년대까지 장기 저유가 정책을 유지한다. 



이 시기 명목 유가는 $20 수준에서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중국과 신흥국의 성장 – 고유가 그리고 셰일의 개발


2000년대 이후 중국을 중심으로 석유 수요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시장 개방 및 중국이 전세계의 제조 공장 역할을 하면서 늘어나는 산업의 에너지 수요, 경제 발전과 인구 성장을 바탕으로 급증한 자동차 연료 소비,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나타난 전력 수요 증가가 모두 석유 중심 에너지에 기반했다.



이는 단순한 수요 증가를 넘어 세계적인 경기 회복 및 유동성 확장과 맞물리면서 원자재 시장에 대한 투기적 수요를 확대시켰다. 



여기에 달러 약세가 더해지면서 유가는 폭발적인 상승을 기록했다. 



제2의 중동 붐을 이야기할 정도로 산유국의 지위는 올라갔다. 



수요 국가는 다시 대체 에너지원 개발을 시작했다.



그리고 미국은 드디어 의미 있는 양적 수준의 셰일 오일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본격화된 셰일 오일 생산은 산유국의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이는 감산을 통해 유가를 안정시키려는 노력이 아니라 셰일 오일 생산을 막기 위한 중동의 증산으로 이어졌다. 



유가가 급락하는 상황에서도 모두가 고통 받는 시점까지 감산 합의는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셰일 오일 개발 업체들의 BEP 이하로 유가가 떨어진 다음에서야 2016년 11월 감산 합의가 이루어졌다.



2016년 이후 유가는 안정적인 상승세를 기록했으나, 최근 다시 급락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공급 이슈와 함께 수요 감소 우려가 석유시장을 흔들기 시작했다. 






50 년만에 나타나는 수요 감소의 시대? OPEC 의 전략은?


용도별 석유 소비 비중이 가장 큰 분야는 수송과 발전이다. 



IEA는 2024년을 기점으로 전기차의 생산 단가가 휘발유 자동차보다 낮아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IMO 환경 규제가 진행되면, 탈황 설비가 확장되더라도 벙커C유에 대한 수요는 일부라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



발전 에너지원이 친환경으로 이동하고 있다. 



석탄 및 석유 중심의 발전에서 천연가스와 신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원유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



휘발유와 디젤, 벙커C유 등에 대한 수요가 일시적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일 경우 산유국이 취할 수 있는 전략은 감산이다. 



그런데 장기적인 수요가 감소할 경우 취할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일까?



장기적인 에너지원의 이동을 인정한다면 OPEC은 



1) 현재 50~60년 수준으로 평가되는 가채 매장량이 고갈되는 시점까지 석유시대의 종말을 늦춰 시간을 벌어야 한다. 



2) 석유시대가 끝나기 전에 국가의 Biz Model을 바꿔야 한다. 



취할 수 있는 전략은 세 가지다. 



1) 생산 속도를 높여서 최대한 증산, 유가를 떨어뜨려 가격 우위로 수요를 확보하고, 



2) 대체 자원 개발의 기준이 되는 원유 가격의 변동성을 높여서 신규 개발 프로젝트의 불확실성을 높여야 하며, 



3) 석유시대의 종말을 인정하고, 비 석유 부문으로 이동해야 한다.



그런데 이미 GDP의 대부분을 원유 수출이 담당하고 있는 중동 산유국의 체질 변화(4차산업, 제조업, 금융 등)에는 적어도 수십 년이 필요하다. 



현실적인 대안은 원유, 휘발유, 벙커C유 등에서 산업의 기초소재 역할을 담당하는 석유화학 부문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원유시장과 달리 석유화학은 장기적으로는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단기적인 공급과잉이 구조적인 Risk가 아니라 Cycle의 문제에 그치

기 때문이다. 





NCC cracker Plant – 올레핀, 아로마틱을 잘 지을 수 있는 EPC 를 찾아라!


중동의 정유 플랜트와 석유화학 플랜트의 특징은 



1) 정유 플랜트와 석유화학 플랜트가 연계되지 않으며 



2) 대부분의 석유화학 제품 생산은 사우디가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03년 이후 급증한 중동의 플랜트 발주는 초기에는 원유를 수출하고 휘발유를 수입하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탈피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이후에는 산업의 고도화 또는 정제 마진 확보를 위한 목적이었다. 



따라서 정유플랜트는 초기에는 대부분 내수용, 2008년 이후에는 수출용으로 많이 지어졌다. 



정유플랜트 가동에서 확보한 납사 역시 대부분 수출됐다.



중동에 지어진 대부분의 석유화학 플랜트는 에탄을 기반으로 하는 ECC 플랜트였다. 



석유화학 시장 성장 및 유가 상승 과정에서 원가 경쟁력이 높은 ECC 플랜트를 발주한 것이다. 



정유 플랜트와 FEED를 연계하는 NCC cracker는 발주가 거의 없었다.



2013~15년 발주된 중동 내 최대 정유 플랜트들이 2019년 본격적으로 상업가동에 들어간다. 



사우디의 Jazan, UAE의 Ruwais, 쿠웨이트의 New Refinery 등이다. 



그리고 과거와 달리 NCC cracker에 대한 발주 계획이 발표되기 시작했다.



실제 발주가 시작될 경우 처음으로 FEED를 연계하는 대규모 NCC cracker 발주 시장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유가가 빠지면 발주되지 않을 것이다’가 아니라 ‘유가가 흔들릴수록, 중동의 미래가 불확실해질수록 더 빨리, 더 많이 발주될 것이다’로 연결된다.



에탄이 없는 국내 시장에서 석유화학 플랜트는 대부분 NCC cracker를 중심으로 발주됐다. 



삼성엔지니어링, GS건설, 대림산업 등이 관련 경험이 가장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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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원문 link : http://hkconsensus.hankyung.com/apps.analysis/analysis.downpdf?report_idx=503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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