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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2018 년 유가 등락에 대한 소고 - 미국 셰일오일 생산의 중요성 (메리츠종금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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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말 WTI 국제유가는 배럴당 50.9달러로 마감했다. 



우리는 지난 11월 27일 ‘전략공감 2.0 – 오늘의 차트: New Oil Price Band’에서 미국 셰일오일 업체들의 영향력 확대에 따른 국제유가 결정 요인의 구조적 변화를 간략하게 언급한 바 있었다. 



이에 대한 연장선 상에서 최근 국제유가 등락에 영향을 미친 가격 변수들에 대해 보다 깊게 논해보고자 한다.



올해 1~3 분기 유가 상승 지속


국제유가는 2017년부터 전개된 전세계적 제조업 경기 확장 기조에 편승하여 수요 견인형 상승세를 시현하였다. 



2018년의 상승세 연장은 글로벌 수요회복에 더해 일부 산유국의 원유 생산 차질 우려가 부각된 데에서 기인했다. 



리비아 송유관 폭발 사건, 베네수엘라 부정선거 논란에 이은 미국의 경제 제재 등 일부 산유국들 원유 생산 부진 개연성이 제기되며 공급 부족 우려가 심화된 것이다. 



가장 결정적 요인으로는 올해 5월 8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핵협정(JCPOA, 포괄적공동 행동계획) 탈퇴 발표로 공식화된 미국의 이란산 석유 제재 복원을 들 수 있다. 



이란의 생산량이 2017년 전세계 원유 생산의 5.4%에 달했음을 감안하면 더욱 그러하다. 



미-중 무역분쟁을 필두로 한 글로벌 보호무역 심화(원유 수요 둔화 우려)와 달러화 강세 흐름 등 고유가에 상반되는 여러 재료들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는 상기 언급한 원인들에 따라 꾸준히 상승했다.



이러한 유가의 상승세는 결국 원유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로도 연결되었다.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산유국들이 참석한 6월 22일 회의에서는, 올해 7월부터 원유를 하루 평균 100만배럴 증산하기로 합의하였다. 



이에 따라 원유 생산은 올해 7월부터 증가하기 시작했다



; 러시아(백만배럴/일 기준, 5월 11.04→7월 11.28→9월 11.41), 사우디(백만배럴/일 기준, 5월 10.03→7월 10.29→9월 10.50). 





10~11 월 유가 급락 원인은?


그러나 우려와 현실은 달랐다. 



IEA(International Energy Agency)의 원유 수급 통계에 따르면, 원유는 17년 4분기 30만배럴/일 초과수요를 기록한 이후 올해 내내 초과공급 상태가 지속되었기 때문이다(1~3분기 각각 10만, 50만, 50만b/d 초과공급). 



즉, 공급 우위 상황 지속 및 7월부터 산유국들의 증산(100만배럴/일)에도 불구하고 3분기 중 유가 강세 지속은 이례적이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10월 들어, OPEC 등 에너지 관련 주요 국제기구들이 내년 원유 수요 전망치를 하향 조정함에 따라 WTI 기준 76달러를 상회했던 국제유가는 60달러 중후반대로 내려왔다. 



여기에, 11월 5일 미국의 이란산 석유 제재 발표에서 8개국(한국, 중국, 인도, 일본, 대만, 이탈리아, 그리스, 터키)이 6개월 간 제재 동참에서 유예되었다. 



원유시장은 상기 8개국에 대한 이란의 수출비중이 70% 이상이라는 점을 반영하였고, 이는 공급부족 우려의 해소로 연결되며 유가 하락세를 심화시켰다.



향후 Key factor: 미국 셰일오일 생산의 중요성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떤 요인을 유가 방향성 결정의 Key factor로 봐야 할까? 



서두에서 제시했듯, 미국 셰일오일 생산이 글로벌 원유 시장에서 갖는 중요도와 의미가 중요하다고 본다. 



이유는, 



1) 미국 셰일오일 업체들의 손익분기 유가 수준이 $43/배럴(18년 9월, 미국 내 6개 산지 BEP 중위값)로 내려옴에 따라 절대 생산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2) 미국 원유생산에서 셰일오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70%(2018년 10월)에 달하며, 



3) 미국이 국제 원유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4%(2017년)에 이를 정도로 과거에 비해 영향력이 현저히 커졌기 때문이다.



먼저 미국 내 원유산지에 따른 가격 지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쿠싱 지역은 미국 원유 집하 및 유통 중심지로서 북미 지역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WTI가 바로 이 쿠싱 지역의 거래가를 기초로 한다. 



그리고 미국 내 최대 원유 산지인 퍼미안 분지에서 거래/유통되는 원유 가격지표는 WTI Midland 가격으로서 일반적인 경우엔 Cushing 가격과 Midland 가격 간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셰일오일 생산 속도가 일정 수준 이상을 상회하게 될 경우, 미국의 송유관 노후화 문제가 부각되면서 Midland와 Cushing 지역 간 가격차가 벌어지게 된다.



퍼미안 지역 기준으로 원유가 송유관을 통해 운송될 경우 배럴당 4달러의 비용이 들지만, 송유관 시설이 충분치 않아 철도 혹은 심지어 트럭으로 운송되는 경우 배럴당 7~8달러 수준의 비용이 소요된다. 



이에 해당 비용 차이만큼의 가격 할인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즉, Midland와 Cushing 지역 간 가격 스프레드는 미국 셰일오일 생산 현황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볼 수 있다. 



지난 2014년 셰일오일 붐 당시에도 두 지역 간 유가 스프레드가 크게 확대된 바 있다.



2014년 유가 급락 이후 미국 셰일오일 업체들의 비용 구조 개선, 원유 추출 기술 혁신 등으로 채산성이 개선된 상황에서 올해 유가 상승과 함께 미국 셰일오일 주요 산지에서 원유 생산량과 신규유정 개발 건수는 모두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원유 생산 급증과 함께 노후화된 인프라가 다시 부각되며 두 가격간의 스프레드는 다시 확대되었다. 



Cushing 유가는 전세계 유가 흐름과 함께 공급 차질 우려로 상승한 반면, Midland 유가는 노후 인프라 문제로 가격 디스카운트가 심화되었

기 때문이다.



한편, WTI Midland 가격의 할인 심화에는 동 지표의 동행지표인 수압파쇄용 모래 가격이 8월 이후 하락하고 있는 점 역시 일조하고 있다. 



수압파쇄용 모래는 셰일 오일 채굴비용의 5~1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산자물가지수(PPI) 내 수압파쇄용 모래 가격 하락이 원재료 비용경감 기대로 연결되었고, 이는 곧 미국 셰일오일 업체들의 증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결론: 향후 유가 방향성은?


그렇다면 앞으로의 유가 방향성은 어떻게 전망할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배럴당 43~60 달러 내외 등락이 유력해 보인다. 


이는 아래의 4 가지 이유 때문이다.


1) 미국 외 글로벌 주요 산유국이 감산으로 선회할 가능성(Upside):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푸틴 대통령과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OPEC+’의 석유 시장 관리 협약을 2019년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에 따라, 내일(12/6) 개최되는 OPEC 정기총회에서 유가 안정화를 위한 감산 논의가 가시화될 수 있다.


OPEC+ 회의를 앞두고 사우디/러시아를 중심으로 주요 산유국의 감산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국제유가의 반등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WTI, 12월 3일 53.6달러/배럴). 


2) 미국 셰일오일 생산 증가 추세 지속(Downside): 그러나 반등이 나타나도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 


국제유가에 미치는 미국의 영향력이 이전보다 더 확대된 때문이다. 


미국 퍼미안 지역에서 단 기간 내에 생산에 돌입할 수 있는 미완결유정 증가와 미국 셰일오일 업체들의 비용구조 개선에 따른 손익분기 유가 수준이 배럴당 $40 대로 내려온 점 등이 유가반등을 제약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3) 송유관 노후화에 따른 WTI 상승 제한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Downside): 댈러스 연준이 올해 9월 중순 미국 135개 에너지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49%의 응답자는 2019년 하반기에야 퍼미안 분지의 송유관 병목 현상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즉, 향후 6개월 정도까지는 인프라 부족 문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 내 원유 공급과잉 요인이며, 구체적으로는 동 변수의 직접적 영향권에 있는 WTI Midland 지역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4) 미국 에너지 기업 회사채 하이일드 스프레드 상승 유의(Limited Upside): 그러나 50달러/배럴을 추세적으로 밑도는 유가 수준을 기대하기에도 부담스럽다. 


연방기금금리 인상과 함께 회사채 시장 유동성 축소 흐름이 하이일드 스프레드 확대로 연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유가 급락은 미국 에너지 기업 재무건전성 악화 이슈를 다시 부각시키면서, 에너지 하이일드 스프레드의 현저한 확대로 연결되고 있다.


이를 감안한다면 미국 입장에서도 유가를 마냥 떨어뜨리기에 부담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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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원문 link : http://hkconsensus.hankyung.com/apps.analysis/analysis.downpdf?report_idx=504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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