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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블록체인, 가상화폐

주요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리브라를 억압하는 이면의 이유 (메리츠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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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브라 청문회에서도 드러난 새로운 화폐 등장에 대한 경계감

 


지난 7월 16~17일(현지시간) 있었던 미국 상/하원의원 리브라 청문회에서는 페이스북이 새로운 암호 화폐인 리브라(Libra)를 출시하고자 하는 것에 대한 경계감이 두드러졌다. 

 

 

상원의회 청문회가 개인 정보 보호와 보안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하원 의회 청문회는 금융 안정성과 투자자 및 사용자 보호에 관한 질문이 주를 이루었다.

 

 

리브라 발행을 주도하는 페이스북 자회사 칼리브라의 수장인 데이비드 마커스는 청문회를 거치면서 “규제 당국에 완벽히 내용을 설명하고, 적절한 대화를 거치고 승인을 받을 때까지 리브라를 내놓지 않겠다”고 하며 리브라 발행의 무기한 연장을 시사했다. 

 

 

하지만, 그가 내놓은 답변서에는 향후 발행 시점과 관련해 명확한 언급(기존 2020년 발행 예정)이 없지만, 사실상 추진할 것은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어, 당국과 페이스북 리브라를 둘러싼 공방은 계속될 전망이다.

 

 

 

 

리브라 발행에 대한 이면의 경계감 존재

 


주권통화가 리브라와 가상화폐 발행을 경계하는 그 이면에는 리브라가 중앙은행의 전통적인 역할로 여겨졌던 화폐발행에 대한 독점적인 이익을 해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통화주권에 관련하여 페이스북은 ‘우리는 중앙은행이 될 생각이 없다’며, 리브라 백서에 리브라가 사용되는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을 따르겠다고 명시하였지만, 그동안 누려왔던 통화발행에 따른 이익 자체를 잃을 수 있는 우려에 리브라 발행을 억압하는 것이다.

 


리브라 발행은 화폐 주조를 통해 중앙은행과 통화당국이 얻는 시뇨리지 효과를 감소시킬 수 있다. 

 

 

시뇨리지 효과란, 명목적으로는 액면 발행금액과 발행 비용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주조 차익을 의미한다. 

 

 

여기에 실질 시뇨리지 효과란, 중앙은행이 화폐를 발행하여 공급하는 과정에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여, 중앙은행 채무의 크기가 실질적으로 감소하여 얻는 효과를 말한다. 

 

 

또한, 중앙은행 채무의 크기가 줄어들었다는 것은, 인플레이션에 의해 실질 부(富)가 민간에서 정부로 재분배 된 
것이다. 

 

 

이러한 권한은 통화당국이 화폐 발행에 대한 고유 권한을 가지고 있기에 독점하는 이익이었다.

 

 

금본위제가 종료된 1971년 스미소니언 체제 수립 이후, 달러화는 세계적 수요가 많기 때문에 미국에서 화폐 발행을 통해 시뇨리지를 얻어도 달러 가치가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금본위가 아닌 신용에 의거한 달러발행의 인플레이션 충격이 전세계 외환보유고로 흡수되기 때문이다. 

 

 

미국이 경계하는 것은, 리브라의 발행이 미국이 누리던 실질 시뇨리지 효과를 희석시킬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리브라의 발행은 통화당국의 통화량 통제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리브라가 중앙은행의 통화를 대체·병행하는 과정에서 통화량을 중앙은행이 통제하지 못한다면, 통화정책의 효과도 반감될 것이다. 

 

 

시중에 유통되는 여러 종류의 통화가 있지만, 정부를 통해 그 수량이 통제되는 것은 법화뿐이다. 

 

 

통화량의 조절은 중앙은행의 정책 효력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이며, 중앙은행이 리브라 발행을 경계하는 내면적인 이유 중 하나가 되는 것이다.

 

 

 

통화 당국의 통제력 저하에 따른 통화정책 효과의 감소는 교과서의 모형을 통해 설명할 수 있다. 

 

 

중앙은행이 화폐 공급을 완전히 통제하여 화폐 시장에 공급할 경우, 그림 2의 좌측 그래프에서처럼 수직의 화폐 공급 곡선의 형태를 갖는다. 

 

 

그러나, 화폐 공급을 통제하는 힘이 약해질수록 화폐공급 곡선은 수직이 아닌 우상향의 형태를 나타내며( Ms → Ms
′ ), 이에 따라 LM곡선 또한 완만해진다( LM → LM′). 

 

 

이 때, 최초의 균형점(a)에서 같은 정도(∆M)의 완화적 통화정책을 시행하여도 통화당국이 상대적으로 화폐 공급을 통제할 때보다(a → b) 리브라 등 다른 요인들에 의해 화폐 공급을 통제하지 못할 때(a → c)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 효과가 줄어든다.

 

 

거시경제 관점에서 리브라 이슈가 중요한 이유

 


브래드 셔먼 미국 하원의원은 “리브라는 테러보다 미국을 더 위태롭게 할 지도 모른다”고 주장하며 리브라의 파급 효과를 경계했고, 그레고리 믹스 하원의원 또한 2008년 금융위기 사태에 비교하며 리브라의 위험성을 시사했다. 

 

 

이러한 흐름은 미국뿐만 아니라, 7월 17일 프랑스에서 열린 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장 회의에서도 나타났다. 

 

 

회의에서는 소비자 데이터 보호 및 통화정책에 대한 충격이라는 관점에서 심각한 문제라는 데 공감하며 리브라에 대처하기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 했다.

 

 

 

리브라 발행의 무기한 연기 발표로 언제 나올지 알 수 없는 리브라이지만, 관련 논의만으로도 향후 통화정책과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파급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BIS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사무총장은 파이넨셜 타임즈를 통해 리브라의 등장이 BIS를 비롯하여 각국 중앙은행들이 연구해오던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의 발행을 앞당길 것이라고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리브라가 편의성, 비용 절감 측면에서 기존 화폐에 대해 비교우위가 분명히 있는 만큼, 중앙은행들이 그러한 기능을 하는 전자 화폐를 직접 발행하여 리브라에 대체되지 않겠다는 공산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실들은 향후 재정·통화정책의 효과와 방향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관련 이슈를 트래킹하는 것이 필요하다.

 

 

리포트 원문 link : http://hkconsensus.hankyung.com/apps.analysis/analysis.downpdf?report_idx=532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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